집값과 사회계약


안셀의 설명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라는 숫자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그토록 큰 무게를 갖는 이유는 주택 가격이 선진국에서 사회계약의 토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보았듯, 중동에서는 빵이 많은 역할을 한다. 중동에서 빵은 가장 중요한 영양공급원이자 통치자와 피통치자의 관계를 나타내는 상징이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처럼 더 부유한 지역에서는 주택 소유가 이와 비슷하게 안정을 주는 원천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한 집을 살면서 어려운 일을 당할 때를 대비한 최후의 보험이자 연금이자 저축으로 여긴다. 

또한 안셀은 사람들이 소유한 부동산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복지가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복지 제도를 덜 지지한다는 점을 알아냈다. 

2016년 영국의 유권자들은 집값 상승과 복지 축소라는 두 압력에 짓눌려 있었다. 정부의 긴축으로 무주택자들이 의지하던 사회안전망이 축소되면서 복지 제도는 껍데기만 남았다. 그리고 집값이 날로 오른다는 사실은 무주택자에게 남은 유일한 대안(자가 소유라는 보험)이 손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뜻이었다. 

그들의 눈에는 사회계약이 깨진 것으로 보였다. 이제 혁명이 필요한 때였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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