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선물시장의 등장과 규제


마법 경제는 곧 실물 경제를 훌쩍 넘어섰다. 1875년 일간지 <시카고트리뷴>은 시카고 곡물 산업의 실물 시장 규모를 2억 달러로 파생상품 시장 규모를 그 열 배에 달하는 20억 달러로 추산했다. 투기자들은 위험 프리미엄에 만족하지 않고 선물 가격에 막대한 금액을 베팅했다. 파생상품이라는 마법의 서류가 나오기 전만 하더라도 밀이나 돼지고기에 투기하기란 엄두도 못 낼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실물 상품을 투기하려면 창고를 빌리고 상품을 인도받아 저장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 투기자는 선물을 매입하기만 하면 되었다. 실물경제와 마법경제를 나누는 벽은 머지않아 사라졌다. 투기자들은 밀, 귀리, 돼지고기 등의 공급을 독점해 실물 시장을 장악함으로써 선물 가격을 조작하려 했다. 파생상품시장에서 벌어지는 투기가 실물 시장을 바꾸고있었다.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든 것이다. **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출렁였고, 시장은 다시 혼돈에 빠졌다. 결국 1934년 프랭클린 루스벨트대통령이 시장을 규제하고 투기를 제한하자 비로소 질서가 찾아왔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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