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궁과 기사
무기의 위력이 더 센 쪽은 단연 석궁입니다. 석궁은 갑옷을 뚫어 버릴 수 있거든요. 그래서 역설적으로 석궁은 한때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1139년에 있었던 일인데요. 제2차 라테란 공의회에서 다음과 같은 결정을 내립니다. “석궁은 기독교 인간끼리 사용하기에는 너무 무서운 무기임으로 사용을 금한다.” 왜 이런 결정이 내려졌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위력이 너무 대단해서 갑옷도 소용없기 때문이었죠. 예루살렘 공방전에서 석궁은 대활약을 합니다. 이후 유럽에서도 석궁 사용이 본격화되자 가장 곤란해진 것은 갑옷을 입고 활약하던 기사들이었습니다. 일생 동안 전투기술을 연마한 기사를 일개 석궁수가 잡아 버릴 수가 있게 되었거든요. 아시다시피 중세 봉건제는 영주-기사-농노의 축을 중심으로 사회질서가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석궁이 나타나면서 잘못하면 그 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한 겁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기술의 발전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법입니다. 석궁은 더 강력해졌고 점점 더 그 수가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훗날 본격적으로 화약무기가 사용되면서 석궁 또한 사라지게 돼죠. - <세계사보다 더 재미있는 최진기의 전쟁사 1>, 최진기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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