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브라함이라 하리니 이는 내가 너를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되게 함이니라"(창세기 17:5)라며 그를 ‘믿음의 조상‘으로 만든다. 성서의이 대목부터는 ‘역사적 사실이거나, 그 반영이다. 그래서 아브라함은가나안 땅에서 자리 잡아 야훼를 섬기고 그 뜻을 땅 위에서 구현하는믿음의 자식들인 이스라엘 족속의 기원을 만든 ‘역사적 인물‘이다.
믿음의 아버지 아브라함이 야훼의 부름을 받아서 가나안 땅으로가고, 그 후손인 야곱 등 족장들이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 족속을 일구다가 이집트로 들어가고 후손인 모세가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족속들을 탈출시키는 엑소더스를 이끌고, 후계자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을정복하고, 다윗이 이스라엘 통일왕국을 건설해 솔로몬이 그 영화를 일구고, 통일왕국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분열됐다가 이스라엘 민족이 야훼의 가르침을 어겨서 바빌론 유수 등을 시작으로 그 땅에서 쫓겨나 방랑하게 됐다는 것이 성서의 서사이다. - P33
고고학적 발굴 결과, 다윗은 헤브론 지역, 솔로몬은 예루살렘 지역의 작은 부족국가 통치자였음이 드러났다. 그리고 다윗과 솔로몬의 통일왕국이 분열돼 북쪽의 이스라엘과 남쪽의 유다왕국이 생겨난 것도아니다. 이스라엘과 유다는 나중에 별개의 독립된 왕국들로서 성립됐다는 것이 고고학적 발굴에 따른 역사학계의 합의가 됐다. 따라서, 다윗과 솔로몬의 위대한 통일왕국은 역사의 상상물일 뿐이라는 게 그의결론이자, 이제는 학계의 다수가 받아들이는 학설이다. 통일왕국 이야기는 성서가 쓰이기 시작한 말기의 유다 왕국이 자신들의 정통성을 구하려고 만들어낸 역사이다. 예루살렘이 거대한 제국의 도시로 묘사된 것도 유다 왕국의 수도였던 당시 현실을 과장해과거로 투영시킨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다윗과 솔로몬의 거대한통일왕국의 이름을 우리는 모른다. 그 왕국의 이름이 전해지지 않았고, 우리는 그 이름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 P58
성서는 분명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줬다. 고대 이스라엘과 그 이후의 유대인, 현대 이스라엘의 정체성에도영향을 줬다. 성서는 더 나아가 서구 기독교 문명의 시원이기도 하다. 성서가 이런 역할을 했던 건 거기에 적힌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메시지 때문이다. 하지만, 성서의 메시지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천착하게된 것은 근대 이후 신학적 세계관이 무너진 데 대한 반동에 더해 이스라엘 건국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를 성서에서 찾으려 한 탓이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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