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전쟁과 세속주의의 패퇴
시나이, 예루살렘, 서안, 골란 고원이 이스라엘의 점령지가 됐다. 서안 지구 등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건설할 국가의 땅으로 유엔이 예정한 곳이었다. 시나이 반도는 이집트 땅, 골란 고원은 시리아 땅이었다. 전쟁은 6일 만에 종료됐다. 현대전 사상 가장 압도적이고 신속한 승리였다. 그것도 한 나라가 인구 수십 배의 세 나라를 상대로 한 승리였다.
6일 전쟁은 중동 현대사의 전환점이었다. 세속주의 근대화 세력과 이슬람주의 세력 사이의 관계가 다시 조정됐다. 대중과 지식인들이 6일 전쟁에서 완패한 나세르 등 세속주의 근대화 지도부 세력에 실망했다. 이들의 심적 공백을 이슬람주의 세력이 채우기 시작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를 넘어, 시리아,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등 아랍과 중동, 더 나아가 이슬람권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 < 이슬람 전사의 탄생, 정의길 지음 > 중에서
아랍 국가들에서 정권을 잡고 있던 세속주의 근대화 지도부들은 대중의 지지를 잃고 독재정권이 되어갔다. 대표적으로 나세르는 모욕을 당했고, 이집트에서 그의 신화는 깨졌다. 그는 아랍 세계에서 지도력을 상실했다. 그저 물리력으로 정권을 버티는 권력자로 추락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는 바스주의자들이 득세했다. 국가를 찬양하는 사회주의에 아랍민족주의가 결합된 바스당에는 장교들이 대거 가입하면서 군국주의 성향까지 덧붙여졌다 - < 이슬람 전사의 탄생, 정의길 지음 >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