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의 포로들 - 세계의 패권 싸움은 지정학의 문제다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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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게임과 조선 개항

일본은 러시아와의 관계가 일단 안정되자, 다음해인 1876년 조선을 개항시켰다. 동아시아에 밀려드는 서방 열강이 아니라 일본이 조선을 개항시킨 첫 주자가 된 것은 당시 국제정세를 규정하던 영국과 러시아 간 대결의 결과였다. 중국에 아편전쟁이 일어난 지 42년, 일본이 개항한 지 22년이 지나서 조선이 개항한 것은 영국과 러시아 모두 조선이 상대방의 동아시아 진출에 보루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양국 모두 조선의 현상유지를 원한 것이다. -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중에서

영국은 러시아와의 세계적인 대치 상황이라는 세계 정치의 관점에서 조선을 봤다. 러시아가 조선에 진출해 영국의 중국 진출에 차질을 줄까 우려했다. 러시아가 조선에 개입하지 않는 한 영국도 조선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1882년 조영수호조약 때까지의 기본 노선이었다. -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중에서

러시아는 조선과 조약교섭을 진행할 때도 조선이 계속 문호 폐쇄 국가로 남아 있게 하도록 중국에 권고하고 있다 -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중에서

영국과 러시아의 그레이트 게임은 결과적으로 조선을 완충지대로 남겨놓았다. 이는 조선이 어차피 겪어야 할 서방 세계와의 만남을 늦췄고, 동아시아에서 새로운 세력으로 발돋움하려는 일본에게 기회를 줬다. 개항한 이상 조선은 이제 더 이상 힘의 공백지대로 남을 수 없었다. 일본의 조선 개항 목적 중 하나는 러시아 영향에 대한 선제 방어였다. 조선은 그레이트 게임의 한 무대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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