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과 비슷한 그리스 내전

1946년 선거에서 왕당파가 다수당이 되자 선거에 불참했던 공산주의자들은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전면적인 내전이 발발했다. 만약 이 싸움에 지엽적이면서 세계적인 사건들이 합쳐지지만 않았더라도 공산주의자들이 가볍게 이겼을 것이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은 이 상황을 무엇보다 소비에트 세력이 발칸 반도 북쪽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경종으로 받아들였다.
1947년 영국은 더 이상 그리스를 방어하는 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면서 미국에게 이 역할을 넘겨주기로 했다. 그러자 미국은 그리스 군대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힘이 세진 그리스군은 공산주의자들의 본거지인 산악지대를 소탕했다. 지난 세기들처럼 외부 세력이 상황을 주도했고, 이전 세기처럼 지중해 유역에서 현재는 러시아가 된 소련을 저지한다는 것이 주요 명분이었다.
소비에트 연방과 단절한 유고슬라비아 정부는 그리스 반군에 대한 지원을 끊었고 1949년에는 유고슬라비아 쪽 국경마저 닫아버리는 등 공산주의자 반군에게 연달아 타격을 입혔다. 그러자 그해 10월 결국 그리스 반군 대다수가 알바니아로 퇴각하면서 내전은 종식됐다. 이 전쟁으로 5만여 명의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고 약 50만 명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것이 총인구가 8백만 명도 되지 않은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다. - < 지리의 힘 2, 팀 마샬 / 김미선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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