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와 다윈
곰곰이 생각해보면 연합주의가 어째서 잘못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의 마음속에 지식 습득을 가능케 하는 구조가 미리 구축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의 정신이 세계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위대한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유명한 『순수 이성 비판』에서 “인간의 정신 속에는 세계를 인식하는 데 기여하는 어떤 전제조건이 존재하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지적했는데, 칸트의 통찰력은 신경학, 심리학, 인공지능 분야에서 최근에 이룩된 방대한 연구성과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주변 세계를 인식하고 해석하며 모방할 수 있게 해주는 정신 기구mental apparatus가 어느 정도 유전자의 산물임을 이해하고 있다. 다윈이 펴낸 세 권의 위대한 책은 심리학 분야에서 연합주의적 견해가 쇠퇴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 < 센스 앤 넌센스, 케빈랠런드,길리언브라운 지음, 양병찬 옮김 >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