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화는 쌍방향으로 일어난다. 인간은 물론 가축화에 참여하는 동물에게도 생태적 이득이 있어야 한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인간의 몸과 동물의 몸은 동시에 진화한다는 사실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사례가 성인이 되어서도 우유 속의 유당(락토스)을 소화시키기 위해락테이스 효소를 분비할 수 있게 된 인간 몸의 변화다. 원래 인간을 비롯한 대다수의 동물들은 젖먹이 때에만 락테이스 효소를 분비해 유당을 소화시켰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효소 분비가 중지되면서 우유를 먹기 힘들어진다. 그런데 가축화로 인해 인간이 동물의 젖을 먹게 되면서DNA의 한 부분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났고, 지금은 성인이 되어서도 락테이스를 분비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우유만 먹었다 하면 설사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전통적으로 목축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아시아 사람들에게 락테이스가 나오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사실은 우리몸의 진화가 동물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 P39

그렇다면 인간은 왜 하얀 공막을 가진 쪽으로 진화한 걸까? 다른 동물은 대개 포식자에게 자신의 의사를 들키지 않으려고 피부색과 비슷한 공막과 눈동자를 가졌다. 인간은 정반대의 이유에서 하얀 공막을 가지게 된 건 아닐까? 일촉즉발의 사냥 현장에서 동반자 사냥꾼과 눈빛만으로도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협력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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