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오면 진상이 펼친 논리의 모순이 명확해집니다. 맹자는 재차 묻지요. “그렇다면 유독 국가와 천하를 다스리는 일만이 경작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대는 각각 다른 지위에 있는 사람이 각자 다른 일을 맡는다는 걸 모르십니까?” 맹자는 분담하고 협력하는 사회 원칙을 일깨웁니다. “우리 개인 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다수의 각각 다른 장인에게 의지해야만 구비할 수 있습니다. 만약 모든 물건을 하나하나 직접 만들어야 한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을 분주하게 뛰어다니게 하여 쉴 새 없이 바쁘게 하겠지요. 그래서 ‘어떤 사람은 마음을 쓰고 어떤 사람은 힘을 쓴다. 마음을 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통솔하고 관리하며, 힘을 쓰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통솔되고 관리된다. 통솔되고 관리되는 사람은 먹을 것을 제공하고, 통솔하고 관리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 먹고산다’라는 말이 있는 겁니다. 천하의 공통 법칙이지요.” - < 맹자를 읽다, 양자오 지음, 김결 옮김 > 중에서

우임금이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 먹고사는 것’을 그가 농부를 착취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우임금이 이렇게 고생하며 어렵사리 물길을 터놓은 후에야 범람하는 홍수가 물러가고 물에 잠겼던 토지가 드러나 경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우임금이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 먹고살지’ 않았다면, 누가 이런 일을 나서서 할 것이며 농부는 어디에서 경작을 할 수 있겠습니까? - < 맹자를 읽다, 양자오 지음, 김결 옮김 >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