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몇 명의 제아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서슴지 않고 목숨까지 버렸던 춘추시대의 특수한 인격의 전형을 보여 줍니다. 『좌전』에 비나 석지분여나 맹양처럼 우리를 놀라게 하는 인물이 숱하게 등장하는 것은 그들이 그토록 쉽게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는 결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어떤 비장감조차 없이 너무나 당연하게 목숨을 내던지는 희생정신은 춘추시대 특유의 산물입니다. 그 시대에는 한편으론 기존의 봉건 윤리 규범이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론 거대한 현실의 힘이 봉건적 환경을 파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봉건적 가치와 원칙을 고수하던 이들은 빈번히 힘들고 극단적인 시험에 직면했고, 그럴 때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이미 확실한 마음의 준비가 돼 있었습니다.

목숨을 바쳐 원칙을 지키는 강렬한 개성은 그 후의 역사에서도 간간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한나라 이후 중국 사회에서는 대체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중국인의 집단적 성격을 관찰할 때 확인하게 되는 핵심 변화 중 하나입니다. - <좌전을 읽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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