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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멸의 인류사 -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사라시나 이사오 지음, 이경덕 옮김 / 부키 / 2020년 6월
평점 :
송곳니라는 흉기를 버린 인류는 평화롭게 지낸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후 인류는 대량살상의 역사를 만든다.
뇌의 성장에 필수적인 고기를 먹는 방향으로 인류는 진화했지만 농업혁명 이후 대다수가 고기 구경을 못하는 방향으로 역사가 전개되었다.
진화의 방향과 정반대의 양상이 역사시대에서 나타나는 역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집단끼리든 무리 내에서든 (침팬지) 수컷끼리의 싸움은 드물지 않게 상대를 죽일 정도로 매우 격렬하다.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 커다란 송곳니, 즉 엄니이다. 그런데 인류에게는 이런 엄니가 없다. - P58
약 700만 년 전에 침팬지류와 인류는 분리되었고 서로다른 진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침팬지류는 흉기를 계속갖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인류는 흉기를 버렸을까? 그것은 인류가 서로 위협하거나 죽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것이 자연스럽다. 물론 다툼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상당히 온순한 존재가 된 것만은 틀림없다. - P60
수컷끼리의 다툼에서 격렬함의 정도는 무리 속 수컷과발정이 난 암컷(교미 가능한 암컷)의 비율과도 관련이 있다. 수컷끼리의 다툼이 격렬한 침팬지 무리는 5~10마리의 수컷에 암컷이 1마리인 비율이다. 반면 보노보의 경우에는 2~3마리의 수컷에 암컷 1마리로 수컷과 암컷의 비율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 P64
침팬지의 암컷은 발정기가 되면 성기 주변의 피부가 충혈되어 팽창한다. 팽창한 피부는 밖에서도 확실하게 보이기때문에 그 기간에는 암컷 주변에 많은 수컷이 모여든다. 이래서는 암컷과 오래 관계를 맺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현재의 인간에게는 발정기가 없다. 어쩌면 초기 인류에게서도 발정기는 없었을지 모른다. 추측에 추측을 얹는 느낌이지만, 이미 초기 단계에서 발정기가 사라졌다면 수컷과 암컷의 비율이 1대 1에 가까워졌을 것이고 수컷끼리의 다툼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송곳니가 작아진 것도 설명이 된다. - P65
한편 소림이나 초원처럼 위험이 많은 환경에서는 개코원숭이처럼 집단생활을 하지 않으면 살기 힘들다. 그리고 집단생활을 하면서 일부일처의 형태로 짝을 이루는 건 어려운일이다. 인류 이외에는 없다. 집단생활을 하면서 짝을 만든것은 인류가 처음이다. 집단생활을 하면서 짝을 만드는 것과 직립해서 두 발로걷는 것 모두 다른 영장류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인류의특징이다. 그래서 어쩌면 집단생활 속의 일부일처제와 직립이족 보행은 서로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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