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휘발유의 전사 : 돈의 부작용

사실 미즐리의 연구팀은 엔진 노킹 문제의 완벽한 해결책으로 에탄올을 수년 동안 밀기도 했다. 그런데 왜 에탄올을 버리고 엄청나게 유독하다는 걸 누구나 아는 물질을 택했느냐고? 너무 충격받지 말길 바란다. 돈 때문이었다.

에탄올의 문제는 생산하기가 너무 쉽고 저렴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특허를 낼 수 없었다. 찰스 케터링의 회사 델코는 거대기업 제너럴모터스에 1918년에 인수된 상태였고, 그의 연구팀은 자기들이 돈 안 되는 연구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돈을 벌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고 있었다. 제조가 너무 쉬워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그래서 전매 상품화할 수 없는 에탄올은 그런 면에서 쓸모가 없었다. 연구팀은 납으로 가기로 했다.

혹시라도 토머스 미즐리가 ‘비열한 기업 논리에 악용당한 착한 발명가’였다고 생각한다면, 그렇지 않다. 납을 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강하게 주장했던 것은 미즐리였다. 자기가 직접 계산까지 해봤다. TEL 연료는 갤런당 3센트를 더 붙여 팔 수 있으리라는 계산 결과를 얻었고, 광고 캠페인을 공격적으로 벌이면 휘발유 시장의 20퍼센트를 점유할 수 있으리라고 내다봤다 - < 인간의 흑역사, 톰필립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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