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교육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유권자를 교육시키면 정치인이 책임질 수 있는 현명한 결정을 하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내가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 위한 지식을 습득하느라 투입한 시간은 엄청났다. 모든 사람이 한 이슈에 대해 이 정도의 지식을 습득하기를 기대하는 것도 매우 비현실적인 일인데 하물며 바로바로 결정해야 하는 수많은 이슈는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전문가가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차를 직접 수리할 줄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다. 카센터에 맡기면 된다. 그래서 대의민주주의하에 살고 있는 우리는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는 것이다. - <트러스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9409
유권자는 몇 시간(또는 몇 년)에 걸쳐 세부적인 사항까지 파악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후보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된다는 전제하에 자신과 가치관이 같고, 자신과 같은 성향의 선택을 할 것 같은 후보자를 파악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게임이론과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빌리면 유권자는 성향 일치alignment of preferences를 가진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 이 책의 용어로 표현하자면 유권자는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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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간 생물학적 문화적 진화를 겪은 결과 우리는 누구를 신뢰할지 결정하는 본능과 시스템을 갖게 되었다. 반면에 불운하게도 이런 신뢰본능이 기업이나 정치가가 그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결과가 후보에 대한 신 슬라이싱thin slicing 실험이다.7 실험 참가자에게 낯선 주의 주지사 경합 후보가 나오는 각각 10초짜리 무음 동영상을 보여주면 놀랄 만큼 정확하게 누가 선거에서 승리했는지 알아맞힌다. 다시 말해 후보의 외모, 제스처, 움직임만 보고도 유권자들이 어떤 후보를 선택했는지 정확히 예측했다는 뜻이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데 긍정적인 해석은 어느 후보가 믿을 만한지 결정하는 데는 단지 10초면 충분하며, 유권자들이 이 정보로 선택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다소 부정적인 해석은 정치인이 믿을 만하게 보이려고 연출하고 유권자가 그들의 외모에 속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받아들이든 비언어적 신호가 정치인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확실하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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