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컨버전스
리처드 볼드윈 지음, 엄창호 옮김 / 세종연구원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한국 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수입 대체 경기에서 금메달을 받을 만한 쾌거였다. 이는 한국 제조 기업이 세계시장에 자동차 완제품을 수출하는 데 필요한 전 부문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였다. 하지만 베트남의 경우는 다르다. 베트남 자동차 부품의 대일 수출은 칭찬받아야 마땅하지만, 이는 베트남의 위치가 국제적 공급사슬에 속해 있다는 증거였을 뿐, 베트남 기업이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폭넓은 자취를 보여준 것은 아니다.
바꿔 말해, 베트남은 국제적 공급사슬에 합류할 수 있었으나 오히려 발전의 새로운 덫에 빠졌다. 이를 두고 ‘개성 증후군’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는 어쩌면 하지 말아야 할 완벽한 사례다. 2000년대 초 조성된 개성공업지구는, 남한 기업이 북한의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곳이다. 북한은 이 지구를 달러를 쉽게 벌어주는 ‘캐시 카우’∫로 여기지만, 개성은 북한의 제조업 부문을 자극하는 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은 가능한 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어떻게든 나머지 지역으로 파급되지 않도록 막았기 때문이다.
 
∫확실한 수익을 창출해주는 자금원이라는 뜻이다. - <그레이트 컨버전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59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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