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감정론』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인(selfish) 존재라 하더라도, 그 천성(principles)에는 분명히 이와 상반되는 몇 가지가 존재한다. 이 천성으로 인해 인간은 타인의 운명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단지 그것을 바라보는 즐거움밖에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타인의 행복을 필요로 한다. 연민(pity)과 동정심 (compassion)이 이런 종류의 천성에속한다. 이것은 타인의 고통을 보거나 또는 그것을 아주 생생하게 느낄 때 우리가 느끼는 종류의 감정이다. 우리가 타인의 슬픔을 보고 흔히 슬픔을 느끼는 것은 굳이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예를 들 필요조차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도덕감정론』 제1부 제1편 제1장) - P39

타인의 인정은 내게 쾌감을 주고, 부정은 불쾌감을 준다. 관찰자로서 타인 역시 내 행위와 감정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쾌감을 얻고, 부정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불쾌감을 느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과 행위가 타인의 눈에 노출되는 것을 의식하고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를, 또는 타인에게 부정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애덤 스미스는 이러한 바람이 인류 공통의 것이며, 개인에게서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했다. - P43

우리가 자신의 감정과 행위의 타당성을 재는 기준으로 추구하는 것은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공평한관찰자(impartial spectator)‘의 인정이다. 

자신의 감정 표현과 행위에 대해 부모님이나 친구 등 친한 사람들로부터 ‘네가 옳다‘고 인정받게 된다면 기쁠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렇게 말해주는 것은 그 사람이 내게 특별한 애정과 호의를 가지고 있는 탓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것이다. 

거꾸로, 자신에 대해 명백히 적의를 가진 사람들에게 ‘당신이 틀렸다‘는 말을 듣는 경우, 그 순간에는 충격을받을지도 모르지만 냉정을 되찾으면 그러한 비난은 공평함이 결여된 것이며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어떤 경우도우리가 자신의 감정과 행위의 타당성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해주지 않는다. 그것을 제시해주는 것은 나와 이해관계가 없는, 그리고 내게 별다른 호의나 적의를 가지지 않은 공평한 관찰자뿐이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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