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사람은 공감하는 사람이다. 공감하는 사람은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그가 느낀 고통을 함께 느끼고 그 고통을 덜도록 행동하는 사람이다. 마음 읽기 정서적 일치 그리고 공감적 동기가 모두 작동하는 상태이다.

공감 상태의 산출에 기여하는 적어도 세 종류의 심리 과정이 있는데, 마음 읽기, 정서적 일치 affect matching, 공감적 동기empathic motivation가 바로 그것이다. - P229
다른 사람의 정서적 표현을 볼 때 모방 반응이 일어나는것은 다른 사람의 경험을 즉각적으로 이해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한다. 그리고 거울체계가 다른 사람의 움직임에 담긴 심리적 의미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데 관여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공감과 정서적 모방에 대한 연구에서 거울체계가 종종 관심의 초점이되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 P230
그러나 거울체계나 심리화 체계를 통해서 또는 둘 다를 통해서 타인의 경험을 이해하는 것은, 공감 상태라는 복잡한 과정의 한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아무 감정 없이 다른 사람을 모방하거나 이해할 수도 있다. 또 나는 어느 독재자의 권력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면서 그가 경험할 공포를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 P231
그러나 이런 나의 이해는공감을 촉진하기보다 일종의 고소함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공감은 우리 뇌가 거울체계나 심리화 체계를 통해 입수한 정보가 정서적 일치와 공감적 동기로 이어질 때만 일어난다.
타인의 마음을 공감한다는 주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왔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과연 수사적인 표현 이상의 것을 담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싱어의 연구는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스러워하는 광경을 보는 것이 말 그대로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이는 그저 비유적인 의미에서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신체적 고통을 느끼는 것과 비슷한 의미에서 고통스러운 것일 수 있다. - P233
이처럼 정서적 일치는 때때로 상대를 도우려는 공감적 동기 대신에 회피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내가 나의 괴로움에 초점을 맞추든 타인의 괴로움에 초점을 맞추든 상관없이 내 뇌의 스트레스 체계는 똑같이 활성화될 것이다. 대체로 우리는 우리에게 적절한 정서적 반응이 일어날 뿐만 아니라 (즉 정서적 일치가 생길 뿐만 아니라) 우리의 초점이 우리 자신보다 타인의 상황에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맞추어져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공감이 일어났다고 말하는 듯 보인다.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공감은 정서적 일치 이상의 것을 포함하고 있다. - P234
우리의 가장 큰 관심은 우리가 다룬 세 종류(즉 고통, 불안, 행복)의 공감 사건 모두에 걸쳐 공통적으로 활성화되는 영역이 없는지를 찾아보는 것이었다. 우리의 추측에 따르면 이해와 정서적 일치는 공감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타인을 도우려는 공감적 동기라는 최종 결과에서는 세 경우 모두 일치할 것이었다. 그리고 이 세 종류의 공감 사건 모두에 걸쳐 활성화된 영역은 중격부가 유일했다(그림 7.1 참조). 중격부는 세 조건 모두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공감적 동기의 표지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 P236
공감은 사회적 뇌의 정점에 해당한다. 공감은 우리로 하여금 타인의 정서적인 내면세계를 이해하고 타인에게 또는 타인과 우리의 관계에 이로운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부추긴다. 공감은 우리에게 타인의 고통을 감소시키려는 또는 타인의 행복을 함께 축하하려는 동기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런 놀라운 일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언급한 모든 신경 메커니즘들이 서로 조화롭게 작용해야만 한다.
즉 상황에 따라 우리는 타인의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거울체계나 심리화 체계의 작용을 필요로 한다.
나아가 타인의 경험을 그저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정서적일치 상태에서 느낄 수 있으려면 사회적 고통과 쾌감을 지원하는 신경메커니즘의 작용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끝으로 우리가 타인의 삶을 위해 실제로 사심 없이 뛰어들 수 있으려면 어미의 보살핌 행동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중격부의 작용이 있어야 한다.
이 모든 신경 메커니즘들이 제대로 작동할 때 비로소 우리는 가장 선한 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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