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 문제가 있을 때 대리인들은 생산량을 과소보고하는 식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하지만 중국의 대약진운동 당시 지방관료들은 생산량을 과대보고했다. 과대보고의 결과는 공출량의 증가와 그로 인한 기아 문제였다.
이해가 안되는 것은 다음 대목이다. ˝안후이의 한 인민공사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자 마오쩌둥은 당장 그 방법을 승인하며 전국적으로 선전했다.˝(379쪽)
무상급식은 공출된 곡식을 재배분하는 것으로 기아의 해결책으로 보인다. 왜 무상급식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은 이들이 굶어 죽었나?

농촌의 현실에 입각해서 생산 가능한 수확량을 있는 그대로 보고하는간부는 반혁명분자로, 수정주의자로, 부르주아의 끄나풀로 몰렸다. 양지성의 묘비』 제1장에 따르면, 허난 성 신양 현(信陽系)에서는 현실을 있는그대로 말했던 한 간부가 계속되는 취조 끝에 결국 맞아 죽고 말았다. 진실을 말하면 맞아 죽을 판이니 모두가 알아서 자발적으로 통계를 조작했다. 한 마지기의 땅에서 1,000킬로그램 이상의 곡물을 생산하겠다는 허황된 목표라도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상급 정부에서 그 예상치에 따라서 곡물을 공출했다. - P377
마오쩌둥의 야심은 경쟁적인 허위 보고를 낳았다. 허위 보고는 생산 단위의 공출량을 늘렸다. 곡식을 빼앗긴 농민들은 굶주려야만 했다. 죽음의 사기극에 모두가 말려든 상황이었다. 악화일로의 현실을 외면한 채 관영매체는 날마다 거짓 보도만 일삼고 있었다. 관료 조직은 통계를 날조하고, 지식인들은 눈치만 보며 입을 닫았다. 지방정부의 말단 간부들은 상부의 지령에 따라서 로봇처럼 인민을 향한 폭력을 자행했다. -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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