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혁명과 유사했던 프랑스혁명.

프랑스혁명이 현세에 대해 취한 방도는 종교혁명들이 내세에 대해 취한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종교가 시대와 지역에 관계없는 인간 일반을 취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프랑스혁명은 시민을 그가 속한 특정 사회로부터 독립된 추상적인 존재로 취급했다. 프랑스혁명은 프랑스 시민의 특별한 권리뿐만 아니라 정치에 있어서의 인간 일반의 권리와 의무도 규명하려 했던 것이다.

프랑스혁명이 모두에게 받아들여지고 어디에서나 모방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항상 특별하지 않은 어떤 것, 달리 말하자면 사회 상태나 통치 면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어떤 것에 호소했기 때문이다.

프랑스혁명은 프랑스의 개혁보다는 인류의 갱생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가장 격렬했던 어떤 정치혁명들도 보여주지 못한 열정을 불러 일으켰다. 프랑스혁명은 개종을 설교했으며 포교를 수반했다. 이렇게 해서 프랑스혁명은 당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종교혁명의 양태를 띨 수 있었다. 아니 차라리 그것은 일종의 신흥종교가 되어 버렸다. 신도 제식도 영생도 없는 불완전한 종교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이슬람교처럼 지구상을 병사와 사도와 순교자들로 가득 채운 종교였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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