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의 처지에서 볼 때 청일전쟁 이후의 15년은 충격과 실망의 연속이었다. 그 결과는 한일합방이라는 예상치 못한 재난이었고, 조선인은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과 그들 자신을 비난했다. 일본은 탐욕스럽고 잔인하지만, 동시에 역동적이고 대담하고 질서정연하게 보였다. 반면 청나라는 후진적이고 무기력하게 보였다. 그리고 조선의 엘리트들은 그들의 과거가 세상 물정에 어두웠다고 평가하고, 오늘날의 상황에 부합하지 않다고 보았다. 과거의 방식을 고수했기에 민족은 망국의 길을 걸었다.
1910년 이후 일부 조선인은 이기심 혹은 향후 더 강한 조선을 건설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본과 협력하기로 했다.
다른 이들은 한반도를 떠나 망명길에 오르거나, 한반도 안에서 이론적이든 실질적 차원에서 민족의식을 양성하고자 했다. - P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