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집단이 벌인 시위의 본질적 의도는 소작농 집단의 시위처럼 당시 존재하던 사회계약을 실행하도록 요구하는 데 있었다. 그렇기때문에 권력의 근본적인 균형 상태나 이를 지탱하던 온정적 가부장주의에도전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런 정황을 통해 귀족, 사제, 그리고 (때때로) 소작농 집단이 공유한 ‘농경사회형‘ 세계관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세계관에서는 위계질서와 안정성 그리고 상호 의무감이 가치 있게 여겨졌다.
이 세계관을 언제나 공유하지는 않았던 특정 카스트도 존재했다. 바로 상인 집단인 이들은 씨족사회 전사 집단보다는 소작농 집단에게 훨씬 위협적인 존재였다. 상인 집단이 점차 힘을 키우자 소작농들은 국가의 징세에 맞섰던 것과 마찬가지로 상인 집단의 확산에 저항하기 시작했다. - P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