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타지로 진출한 상인들은 명 중엽부터 자신의 고향과 관련된 민간신앙을 숭배하는 서원이나 사원을 회관으로 활용하였다. 상업에 대한 국가의 완벽한 법률적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민간신앙은 상업의 신용을 지탱하는 중요한 제도적 기제로 기능했다.
휘주 상인이 주희를 숭상했던 것과 달리 회주 상인과 경쟁 관계에 있던 산서 상인은 관우(關羽)를 숭상했다. 문(文)과 무(武)의 대비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데, 이러한 민간신앙의 차이는 휘주 상인과 산서 상인의 경영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별히 문운(文運)이 왕성했던 강남 지역에 진출하여 현지 신사층의 부정적인 시각을 완화하며 교제를 하거나 장사를 할 때 휘주 상인의 신앙은 산서 상인보다 유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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