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제가 즉위 전 연왕으로 있던 시절에 ‘정난‘, 즉 ‘어지러움을 평정한다‘는 명분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남경의 건문제 세력을 무너뜨리고 황제로등극한 곳은 당연히 명의 수도 남경이었다. 여기서 주체에게 어지러움[難]‘이란 황제를 그릇된 길로 인도하는 ‘군측(君側)의 악의 세력이었다. 구체적으로 건문제에게 삭번(削藩) 정책, 즉 북변에 위치한 왕들의 번국을 없애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태상시경(太常寺卿) 황자징(黃子澄)과 병부상서제태(泰) 및 그들의 추종자를 지칭했다. 건문제에게 북변에 위치한 연왕을 비롯한 번왕들은 촌수로도 숙부(叔父)에 해당하며, 각각 막강한 군사력을 지닌 시한폭탄 같은 존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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