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은 일이 실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일어났다면, 그 선거는명백한 위헌이다. 하지만 기업 선거는 바로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고있다. 

기업 이사회에서는 선거 혹은 재선을 위한 선거가 있을 때 이사들은 스스로 자신을 지명하여 위임장이나 투표용지에 자기 이름만 기록한다. 투표용지는 주주총회 이전에 회사 비용으로 주주들에게 발송된다. 

물론 외부인들도 이사회 구성원에 반기를 들어 이사에 입후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사비를 들여 별도의 위임장을 만들어야 한다. 게다가 회사 투자자들을 일일이 찾아내 그들에게 위임장을 우편으로 송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자들이 선거에서 자신이 만든 투표용지에 기표하도록 전력투구해야 한다. 여기에는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 

헤지펀드처럼 재력이 풍부하고 힘을 한데 모을 수 있는 투자자들만이 이른바 ‘위임장 대결‘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로 뛰기 위해 위임장을 인쇄하고 우편으로 송부함으로써 기업 이사회에 도전할 수 있다. - P81

이사후보자 지명권(proxy access)은 기업 선거에서 도전자에비해 현직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하도록 되어 있는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누구라도 자신을 후보로 지명해 회사 투표용지에 자기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특정 주주에게 이사후보자 지명권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사후보자 지명권은 단기거래 헤지펀드가 아니라 연금기금과 뮤추얼 펀드처럼 - 주식을 장기 보유하고 있는 한정된 수의 다양한 주주들이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신들의 후보를 추천해 그들이 이사회 내 재선을 노리는 후보와 동일한 권리를 보유한 가운데 경쟁할 수있도록 해줄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가상적 대통령 선거를 다시 예로 들자면, 그것은 도전자의 이름이 현직 대통령의 이름과 함께 하나의 투표용지에 등재되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아무 도전자나 등재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과정을 거쳐 확정된 도전자만 이름을 올릴 수있는 자격을 얻는다. 여기서 확대란 결국, 어차피 인쇄돼 발송될 한장의 종이에 글자 몇 줄을 추가하는 것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협의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이 단순한 개혁을 맹렬히 반대하고 있다.
- P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