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은 여론전에도 뛰어들어 자신에게 우호적인 언론인들을 동원해 여론을 유도하면서 아편 밀수의 비도덕성에 대한 비판을 희석시켰다.
이번 사태에서 아편은 깃털에 지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은 영국의 명예와 자유무역이라는 기사가 신문 지면을 도배했다.
언론인들은 아편 밀수가 도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편은 인도 식민정부의 유지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며, 차 수입 비용의 상당 부분을 아편 판매 대금으로 결제하고 있으니 영국으로서는 좋은 상품이라는 논리가 대세였다.
좀 더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영국 식민지뿐만 아니라 영국령 밖의 토후들도 아편을 재배하므로 영국이 중국에 대한 아편 수출을 중단해도 다른 나라 상인들이 아편을 반입할 것이니, 영국만 손해를 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편 문제는 영국인이 아니라 중국인 자신들이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단속을 맡은 관원들이 뇌물을 받고 묵인하고, 아니면 스스로 밀반입하는 상황에서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느냐의 논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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