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존재를 은폐된 고용‘으로 파악하는 순간 최저임금 논쟁 구도도 달리 보인다. 본사와 가맹점주의 관계가 고용에 가깝다고 한다면, 둘 사이에 필요한 건 막연한 ‘상생‘이 아니라 노동법적인 접근이 된다. 박제성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가맹점주와 가맹점 노동자의 대립으로만 표출되는 것은 가맹본부의 책임과 권한이 상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임에 맞게 권한을 축소하는 방법과 권한에 맞게 책임을 강화하는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공정거래법이, 두 번째 방법은 노동법이 취하는 방법이다. 지금은 첫 번째 방법만 쓰고 있고 그것만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프랜차이즈는 지배.종속적 노동관계이기 때문에 노동법도 개입해야 한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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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영업 시장의 피라미드는 이렇게 구성된다. 피라미드의 맨 위는 숙련을 보유한 자영업자다. 프랜차이즈와 경쟁해도 밀리지 않는 이연복 셰프 같은 사람들이다.

 그 밑에는 자기 숙련이 없어서 프랜차이즈 본사에 숙련을 외주 주고, 그 대가로 자본과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이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다. 이런 프랜차이즈 모델의 아이콘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다. 

그 아래에프랜차이즈에도 밀리는 자영업자들이 있다. 자기 숙련도 없고, 프랜차이즈에 대행을 맡기지도 못한 자영업자들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뒷목(잡게 만드는 사장님)‘들이 여기에 속한다. 

백종원은 프랜차이즈라는 ‘표준화된 숙련‘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대다수 저숙련 자영업자를 밀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수많은 논문과 데이터가 증명하지만 정책 결정권자들과 입법자들이 좀처럼 입 밖에 내기 어려웠던, 저숙련 자영업 현실의 폭로자 구실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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