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가 주밀하면 아래는 의혹을 품고, 위가 음험하면 아래는 속이며, 위가 치우치고 구부러지면 아래는 끼리끼리 모입니다. 이런 방식으로는백성을 하나로 만들 수도 없고, 부릴 수도 없고, 알기 쉽게 만들 수도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어지러움의 시발점입니다. 그러니 군주의 도는밝으면 좋고 음험하면 좋지 않으며, 명백히 펼치면 좋고 숨기면 좋지 않습니다(主道利明不利幽, 利宣不利周].순자 「정론正論) - P102

순자 사람들이 포상을 바라 움직인다면 같은 이치로 자신에게 해롭다 생각하면 바로 그만둘 것입니다. 그래서 상·형벌 · 위세 · 속임수 따위는사람의 힘을 다하고 죽음으로 싸우게 하기에 부족합니다. 군주된 자가아래 백성들을 대할 때 예의충신으로써 하지 않고 상·형벌 위세 · 속임수로 궁지로 내몰아 공을 얻고자 한다면, 큰 적이 도달할 때 그들에게위태로운 성을 지키라 하면 반드시 배반할 것이고, 적과 맞서 싸우라하면 반드시 도주할 것이며, 힘들고 괴로우면 반드시 흩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아래가 위를 제압할 것입니다. 그러니상·형벌 · 위세 · 속임수 따위는 날품팔이나 장사치의 도인 것이며, 대중을 화합시켜 국가를 아름답게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이 부그러이 여기고 말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 P163

순자 그렇습니다. 똑같이 직분을 나누면 차등이 생기지 않고, 위세가 모두 같으면 하나가 될 수 없으며, 여럿의 위세가 같으면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부릴 수가 없습니다(分則不偏, 齊則不量, 齊使). 하늘과 땅이있는 것처럼 아래와 위는 차등이 있고, 밝은 왕이 처음 서서 나라를 세울 때 이런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양쪽이 모두 똑같이 귀하면 서로 섬길 수가 없고, 양쪽이 똑같이 천하면 서로 부릴 수가 없으니, 이것은 정해진 이치입니다. 위세와 지위가 모두 같고 바라고 싫어하는 바가 모두같은데 재화가 넘치지 않는 이상 반드시 싸움이 일어나게 됩니다. 싸움이 일어나면 반드시 어지러워지고 어지러워지면 빈궁해집니다. 선왕께서는 그 어지러움을 싫어하셔서 예의를 만들고 직분을 나누어 (制禮義以分之] 빈부귀천의 등급이 있게 해서 서로 어울려 살 수 있게 했습니다. 이것이 천하를 기르는 근본입니다. 『서』에 "그저 가지런하기만 한 것은 가지런한 것이 아니다維齊非齊]"라고 한 것은 바로 이를 이른 것입니다.(순자 「왕제) - P198

순자 옛날 선왕들이 인민들을 갈라 차등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아름답게 어떤 이는 추하게 하고, 어떤 이는 후하게 어떤 이는 박하게 대하며, 어떤 이는 편하고 안락하게, 어떤 이는 수고하게 했습니다.
이는 쓸데없이 화려하고 사치스러움을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장차인의 문식文節(꾸밈이나 예식)을 밝히고, 인의 질서(상하의 질서)를 통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以明人之, 通人之也). 그러므로 (옥이나 집, 혹은 기물 따위를) 조각하고 (의복이나 관복에 색과 무늬를 넣는 것은 귀천을 구분하기 위함(貴賤]일 따름이지 멋있게 보이려는 것이 아닙니다. 갖은 타악기 · 관악기 · 현악기를 만드는 것은 길흉과 합환, 정화를 구분하려는 것이지 그 나머지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궁실과 높은대를 만드는 것도 습기와 더위를 피하고 덕을 길러 경중을 구분하게輕重] 하려는 것일 뿐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 P201

순자 그렇습니다. 선왕과 성인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무릇 군주가되어 남의 위에 있는 사람이 아름답게 꾸미지 않고 부유하지 않다면 민을 관할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악기를 동원해 귀를 채우고, 조각과 문양을 통해 눈을 채우고, 갖가지 맛으로 입을 채운 후, 관직을 정비하고형을 엄하게 해서 백성을 다스립니다. 상과 벌로 현명한 이를 등용해 천시와 지리, 인화를 얻으면 재물은 황하나 바다처럼 넘치고 언덕이나 산처럼 쌓일 텐데 어찌 부족을 걱정하겠습니까?
군주가 할 일을 버려두고 백성들을 부양하고 어루만지는 것에만 힘써서, 겨울에는 죽을 쑤고 여름에는 오이와 보리밥만 먹으면서 잠시의명성을 얻는 것은 도를 훔치는 것입니다(道].(이상 『순자』 「부국富國) - P206

묵자 예전에 우두머리들을 세워 높은 작위를 주고 부귀하게 해준 것은그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즐기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만민을 위해 이익을 일으키고 해를 제거하며 萬民興利除),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을부귀하게 해주고富貴貧寡], 위태로운 것을 안정시키고 어지러운 것을 다스리라安危治亂)는 것이었습니다. 옛날 선왕들의 정치는 실로 이러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왕공대인들의 형정은 이와 반대입니다.  - P208

순자 왜 삼년상을 치르는 것입니까? 상처가 크면 낫는데 오랜 시일이 걸리고, 통증이 크면 치유되는 것이 더딥니다. 삼년상이란 사람의 정을 의식으로 정해 지극한 아픔을 드러낸 것입니다. 지팡이를 짚고 죽을 먹으며 여막에 거주하는 것도 다 아픔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25개월로 상기를 끝내는 것은 애통함이 그대로지만 보내는 데도 절도가 있기에 어쩔수 없이 그러는 것입니다.
.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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