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자본론 -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모종린 지음 / 다산3.0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스틴 도심 지역 대상의 동네 마켓으로 출발한 홀푸드마켓의 역사에서 창업자 맥키는 두 번의 중요한 결단을 내린다. 첫 번째 결정이 주식회사 창업이다. 홀푸드마켓 전에는 소규모 협동조합이 자연식품을 판매했다. 맥키는 예전 근무하던 조합에서의 안 좋은 경험으로 인해, 의도적으로 조합 모델을 피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주식회사를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자연식품 전문점이 존재하는 이유는 좋은 식품을 공급하는 데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일한 협동조합의 회원들은 조합내부 정치에 더 관심이 많고 소비자 후생은 뒷전이었다. 그래서 나는 - P239

하지만 균형적인 시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낙후 지역의 재생 관점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서울 전 지역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관광객과 유동인구의 증가로 뜨는 동네에서 제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낙후 지역 입장에서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에서 발생하는 임대료 상승, 상권 구성의 변화는 행복한 고민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도 오랫동안 경제적 정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온 낙후 지역이었다.
- P299

길, 재개발된 골목길이다. 이 가운데 자생적으로 고급화된 골목길이낙후 지역의 경우, 젠트리피케이션 외의 뚜렷한 지역 발전 대안을찾기 어렵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지 않는 지역은 계속 도태되거나 아니면 대규모 재개발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실세계에서 임대료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활기를 회복한 상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낙후 지역에 주어진 세 가지 대안은 고급화된 골목길, 정체된 골목정부의 대규모 투자를 요구하지 않는 가장 지속 가능한 대안이다.  - P300

는 것이다.
개성 있는 골목길이 정체성을 잃고 획일적인 브랜드와 프랜차이즈가 가득한 거리로 전락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샌프란시스코 도심 사례가 보여주듯이 골목길이 개성을 유지해야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인재와 기업을 유인하는 샌프란시스코 골목상권은 이미 상당 수준 젠트리케이션이 진행된 상권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을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원도심 재생은 불가능하다. 낙후된 원도심에 필요한 것은젠트리피케이션을 예방해야 할 질병이 아닌 이 지역을 창조도시로탈바꿈할 묘약으로 활용하는 실용주의 철학이다.
하는 소박한 근린 상권이 아니다.
골목상권의 천이 과정에서 낙후 상권이 활성화되는 단계와 활성화된 상권이 프랜차이즈화되는 단계를 구분해야 한다. 전자의 젠트리피케이션은 지역 발전을 위해 적극 권장해야 하고, 후자의 젠트리피케이션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적극 관리해야 한다.
국내 모든 도시의 절실한 과제는 구도심의 재생과 정상화다. 현실적으로 골목상권 활성화 외에는 구도심에 창조인재를 유치하고, 창조산업을 개척할 방도가 없다. 일정 수준의 젠트리피게이션을 동반 - P305

이처럼 이해당사자들이 장기 이익에 기초해 임대차 갈등을 해결할충분한 유인이 존재하는데 왜 지역 차원의 대타협이 성공한 사례를찾아보기 어려운 것일까? 그것은 건물주와 임차인 모두 단기 이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단기 이익이 골목상권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경험 부족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2010년대에 주목받기 시작한 새로운 사회 - P318

문화 이슈다. 2012년 1월, 홍대의 대표 빵집 리치몬드과자점이 임대로 부담으로 매장을 이전함으로써 전 사회적인 젠트리피케이션 논쟁을 최초로 불러일으켰다. 이해당사자들에게 장기적 관점의 이익 추구를 기대하기에는 우리 모두의 젠트리피케이션 경험이 아직 일천하다. 압구정동, 홍대, 삼청동, 전주 한옥마을에서 발생한 젠트리피케이션 부작용 사례에 대한 학습 효과가 확산되면 이해당사자들의 인식과 행동도 변할 것이다. 특히 건물주가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자가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장기적 관점에서 이 현상을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P319

장기적으로 임대료 분쟁을 최소화하는 효과적인 방안은 세입자의상가 매입을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금리가 낮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소득을 올리는 융자를 통한 세입자의 상가 구입이 과거에 비해 크게용이해졌다. 필요하다면 정부가 저금리 융자를 제공해서 자영업자의임대료 부담을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세입자 상가 매입 지원은 골목 공동체 강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정책이다. 현재 젠트리피케이션 분쟁이 일어나는 지역의 건물주와 임차인의 다수는 타 지역에 거주하면서 투자 목적으로 골목상권에 진입한 사업자들이다. 단기 이익을 좇는 그들이 골목상권의 장기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타협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영업자의 상가 매 - P322

골목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다. 임대료 압력을 극복하고 골목상권의 강자로 떠오른 장인 가게는 장소와 관계없이 품질과 서비스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건물주도 장인이 되어야 한다. 과거와 같이 상권 전체의 경쟁력을 외면하고 세입자 관리만 하는 경영방식으로는 건물과 상권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골목상권 성장이 조정기에 접어들었고 앞으로 상권 간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건물주들도 다양성, 정체성, 확장성, 접근성 등 상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체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이미 연희동과 같은 골목상권에서는 상권 경쟁력유지를 위해 상권 마스터플랜을 짜고 임대료 인상을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건물주가 활동하고 있다.
- P325

문화산업은 공통적으로 과잉 공급이 발생한다. 이 가운데 극히 일부의 예술가만 성공하는 패턴을 보이는데 골목상권도 크게 다르지않다. 다른 점이라면 골목상권에서는 문화산업과 달리 재능 있는 예술가를 발탁하고 키우는 기획사가 없다는 사실이다.
- P3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