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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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비가 쏟아지는데, 이 비를 멈추게 할 길이 지금은 보이지 않아요. 기득권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합니다. 제가 공부를하면서 또 신영복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작게라도 배운 게 있다면,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을 때는 함께 비를 맞아야한다는 거였어요. 피하지 않고 함께 있을게요. 감사합니다.
- P219

마지막으로 이 순간에도 힘들어하고 있을 10대 성소수자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고 치료가필요한 건 여러분이 아니라 이 사회라고, 인간의 가치는 동성애자인지 이성애자인지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라, 얼마만큼 상대를 진실하게 사랑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요.
아무리 우아한 이론을 가져와도 혐오는 혐오이고, 어떤 낙인을 갖다 붙여도 사랑은 사랑이에요. 그래서 여러분이 혐오로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저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 P218

무엇보다도 저는 10대 성소수자들이 걱정돼요. 10대 때는학교와 집에서 맺고 있는 관계를 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그 관계에서 내 존재가 부정당하면 모든 걸 잃어버린 느낌을 받잖아요. 그 너머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기 어려우니까요.  - P218

실험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컴퓨터상으로 진행되는 따돌림으로 인해 뇌 전두엽의 전대상피질 Anterior Cingulate Cortex 부위가활성화됐습니다. 인간이 물리적으로 통증을 경험하면, 즉 누군가가 나를 때려 아픔을 느끼면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에 혈류가모인 것입니다. 우리 뇌가 물리적 폭력과 사회적 따돌림을 같은뇌 부위에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 P231

그와 동시에 제인 엘리엇은 윤리적 비난에 시달립니다. 열살밖에 안 된 순진한 아이들에게 어떻게 그토록 가혹한 실험을했느냐는 것이지요. 제인 엘리엇은 단호하게 답했습니다.
"당신이 백인 아이의 그 연약한 자아가 몇 시간 동안 경험하는 차별에 대해 걱정한다면, 평생 그런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 흑인 아이에 대해서는 왜 그리 침묵하느냐?"
- P234

"얘들아, 선생님이 확인해보니까 우월한 사람들은 갈색 눈이 아니라 파란 눈을 가지고 있었어요. 규칙을 바꾸도록 하자."
두 집단의 위치는 역전되고 갈색 눈을 가진 아이들에게부여됐던 특권이 고스란히 파란 눈의 아이들에게 전달된 것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한 번 피해자의 경험을가진 파란 눈의 아이들은 ‘우월한 집단이 되어서도 ‘열등한 갈색 눈의 아이들에게 훨씬 더 너그러웠습니다. 제인 엘리엇은 그경험 속에서 이 실험이 중요한 교육이 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차별받는 소수자가 되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에 대해 더욱 조심할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는 차별받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몸으로 경험하는 것이 주는 교훈에 주목하고 이 실험을 노동자, 교사 등 다양한 집단에서 교육 프로그램으로 시행합니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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