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SD에서 Dr Seuss 작품을 둘어보던 지인 중 한명이 닥터 수스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는 말을 했다. 그의 작품을 보면서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설마? 하며 넘어갔는데 며칠 전 갑자기 그 말이 떠올라서 검색을 좀 해봤다.


그런 말이 실제로 있긴 했다. 그의 그림책중에 동양인을 스테레오 타입으로 그린 것이 있으며, 광고만화나 정치만화등에서 동양인(일본인), 흑인, 아랍인을 그리는데 역시 스테레오 타입의 모습으로 그린 것들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할 수 있을까?


그의 책들을 다시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보았는데 말장난으로 아이들이 파닉스를 배우고, 글을 읽는 재미를 붙이게 하는데는 닥터 수스만한게 없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으며, 책 내용도 차별을 반대한다거나, 물질주의 반대등등 좋은 것들이 너무 많다. 그의 그림중 소수인종을 그린 것들이 지금 눈으로 보면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들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 시대에는 그런 것이 잘못 된 것인지 알지 못했던 때이므로 단순이 그런 그림만을 가지고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할 수는 없을 거 같다. 지금의 잣대로 모든 것을 단죄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하지만 그때는 괜찮았으니까 하고 무조건 그냥 넘어가는 것 또한 옳은 일은 아닐 것이다. 닥터 수스 책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이런 논란에 대해 충분히 인지를 하고, 그런 그림이 있는 책을 뺀다는지, 그 부분을 집고 넘어간다는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이야기를 쓰려 했던 건 아닌데 중언부언 말이 길어졌다.

내가 쓰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것. 닥터 수스에 대해 검색하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했다.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몇몇학교를 선정하여 닥터 수스 책 10권을 기증했다고 한다. 그 책을 받은 한 학교 도서관 사서가 나는 이 책 안받겠다며  블로그에 멜라니아 트럼프에게 편지를 써서 올렸다.


https://www.hbook.com/2017/09/blogs/family-reading/dear-mrs-trump/


간단히 내맘대로! 정리해보면 이런 내용이다.

우리학교에 책 보내준거 고마워. 그런데 우리 학교는 예산도 꽤 있고, 도서관에 책도 많이 있어. 근데 현 교육부 장관 벳시 디보스 정책때문에 시카고, 디트로이트, 필라델피아 같은 곳에서 더욱 소외되고, 학교 환경이 엉망이 되는 학교들이 많거든? 그런 곳에다 책을 보내야지. 그리고 닥터 수스 책은 인종차별적인 부분이 있어서 요즘 논란이 되고 있어. 내가 네 남편 정부의 정책때문에 영향을 받는 많은 어린이들의 삶에 대해 알 수 있는 책 열 권 소개해줄게. 너랑 너 남편이 이 이 아이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거든. 좀 읽고 배워.


이렇게 싸가지 없게 쓴건 아니다 물론. 아주 정중하게, 하지만 할말을 다 하면서.

나 역시도,다 맘에 안드는 트럼프 정부 중 특히나 교육부 장관에 대해 엄청 화가 나는데 이 장관은 자기 아이들을 한번도 공교육을 시켜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뿐 아니라 공교육이라는 자체를 믿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교육부 장관이라니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스쿨 초이스라는 정책을 내세우는데 이게 결국은 안그래도 죽어가고 있는 공교육시스템을 더욱 망가뜨려 결국 공교육이 제일 중요한 저소득층의 학군의 학교들을 완전 죽여버리는 것이다. 그 장관에 대해서도 집고 넘어가주시고,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에 대해서도 한말씀 해주시고. 와 이렇게 멋진 사서가 있으시다니!


그래서 이 분이 올려준 리스트의 책들을 검색해보니 도서관에 10권중 9권이 있고 현재 우리동네 도서관에 있는 3권은 당장 달려가 빌려오고, 나머지 책은 예약 걸어 놓았다. 

그 리스트는 여기

https://www.hbook.com/2017/09/blogs/family-reading/dear-mrs-trump-booklist/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유부만두 2018-03-13 0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0min 에 나온 교육부장관 보고 dimwit이라고 스티븐 킹이 트윗했더라구요.

인종차별 내용은 지적하고 비판하면서 가야할거 같아요. 옛날 책들은요. 읽다가 턱턱 걸리는 게 많아요 이젠. 계속 배우면서 늙어가나봐요. ^^


psyche 2018-03-13 07:17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오늘 Betsy DeVos 60 minutes 가 뉴스에 계속 뜨길래 가서 기사를 봤지. 정말 dimwit! 아 정말 열받아서!! 저런 사람이 교육부 장관이라니!!

그러게 사람은 평생 배우고, 고쳐가면서 늙어가는 듯.

단발머리 2018-03-13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에 닥터수스책 여러권 있는데..
그랬던가... 하면서 생각하게 되네요.
올려주신 책 리스트도 살펴보려구요~~^^

psyche 2018-03-14 00:47   좋아요 0 | URL
한 두어권 정도에 그런 그림이 있는거 같더라구요. 닥터 수스 책은 워낙 많고 좋은 것도 많아서 그런 책은 빼고 봐도 될 듯 하네요.

북극곰 2018-03-15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서 진짜 멋지네요!!!

psyche 2018-03-16 01:24   좋아요 0 | URL
네 진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