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도 썼지만 오랜만에 밑줄 쫙쫙 긋는 책을 읽었다.

아 이런거구나 하고 깨닫고 배우는 책이 아니고 내말이!!하고 맞장구 치는 책.


<트왈라이트>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네 저 이거 읽었습니다. 1,2편. 3편까지는 도저히 못 읽겠더군요) 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한참 웃었다. 반복되는 대사와 행동이 너무 많아서 술 마시기 게임을 한다면 간이 남아나지 않을 거라는(p180) 부분이 있는데 나는 술 마시기는 생각 못했지만 한번 세볼까 는 했었거든. 아 진짜 어설퍼서. 


이거 말고도 때론 웃으면서 가끔은 심각하게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하는 부분들이 무척 많았는데 어째서 이렇게 폭풍공감을 하게 된 것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물론 내가 나쁜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이겠지만 무엇보다 미국에서 산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제 나는 백인 여성보다는 흑인여성에게 더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인 거 같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미국 페미니즘 작가의 글을 읽어보면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말은 맞는데 글에서 좀 배우고, 살만한 백인 여성의 입장이라는 게 느껴져서 마음에 와 닿지 않을 때가 있다. 나의 생활은 겉으로는 중산층 백인여성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속은 이민자로 살고 있는 유색인종일 뿐. 그러니까 소수계는 서로 연대해야 하는데 자기가 백인인듯 착각하면서 다른 유색인종들에게 더 못되게 구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 사람들 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 읽고나서 둘째녀석에게 읽어보라고 하려고 도서관에 예약을 하였다. 대기 줄이 기네. 아직도 많이 읽는 책인 거 같아 기분이 좋다. 


* 엘에이 타임즈에서는 일년에 한번 북 페스티발을 한다. 유명작가들도 많이 오고 이런 저런 행사도 많은데 작년에 그 곳에서 인턴을 하고 있던 큰 아이가 누구 책 사인 받아 줄까 묻길래 오는 작가가 누구냐고 물었었다. 그 때 리스트에 록산 게이가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책 제목만 알고 있을 뿐이라 무시했었다. 아~항상 한발짝 늦는 나. 아쉽다. 


* 큰 아이랑 전화하면서 내가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읽어보라고 했더니 벌써 읽었단다. 그런데 반응이 그닥 열정적이지 않다. 어 이 폭풍공감은 나만의 것인가? 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책 읽고 좋아서 작가의 트위터까지 팔로우를 했는데 트위터에서 보이는 모습에 좀 실망했다고 한다. 페북이나 트위터는 정제되지 않은 것이 그대로 드러날때가 많아 좋아하는 작가나 정치인등을 팔로우 하다가 실망하게 되는 일이 종종 있는 듯 하다. 나는 록산 게이 트위터 팔로우 하지 말고 그냥 책이나 칼럼만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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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3-03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하면 엘에이 타임즈에서 인턴을 할 수 있어요? 저는 이부부만 눈이 똬악!!!! 역시 똑똑한 딸내미는 달라도 뭔가 크게 다르군요!!!! 왕부럽습니다!!!!!!!

psyche 2018-03-04 11:08   좋아요 0 | URL
정직원이 아니라 인턴인걸요. 학교에 난 광고보고 어플라이 해서 된거였어요. 대학 4학년 2학기때. 일년넘게 일했는데 계속 버젯이 생기면 정직원 시켜준다는 말로 꼬시면서 부려먹기만 했다는...어떻게 보면 그게 더 잘 된 일이려나요?

cyrus 2018-03-03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 흑인, 성소수자로 미국에 살면 3중 차별을 겪습니다. 성소수자끼리 서로를 혐오하는 상황도 생깁니다. 이런 여성이 처하게 되는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 교차성 페미니즘과 퀴어 이론이 필요합니다.

psyche 2018-03-04 11:21   좋아요 0 | URL
페미니즘이 그래서 어려운 거 같아요. 각 인종마다, 성적 지양성에 따라서 각자의 입자이 다르고,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다르니까요.

유부만두 2018-03-03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양의 말에 백번 공감해요.

전 단편집은 읽다 말았고요
개인사 고백록? Hunger는 찜해놓았어요.

psyche 2018-03-04 11:22   좋아요 0 | URL
그렇구나. 그럼 정말 팔로우는 하지 말아야겠네.
단편집은 별로인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