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하반기에 미국을 강타한 팟캐스트가 있었다. 

시리얼이라는 이 팟캐스트는 전직 기자 출신인 새라 코닉의 진행으로 엄청나게 많은 다운로드수를 기록했으며,이 이야기를 다루는 많은 싸이트와 sns 를 만들어냈다.. 큰 딸에게 이 이야기를 들은 나는 뒤늦게 듣기 시작했는데 너무 흥미로워서(? 살인사건에 흥미롭다는 말은 적합하지 않은거 같은데 뭐라하는게 좋지?) 정신없이 듣고, 못알아 들은 부분들은 스크립트를 찾아서 읽기까지 했다.


시리얼이 다룬 것은 1999년 1월 볼티모어에 살던 코리언 어메리칸인 고3 여학생 이혜민양이 실종 후 한달만에 린킨공원에서 암매장된 시체로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은 전 남자친구였던 아드난 사이드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체포하였으며 아드난은 2000년 살인으로 종신형을 선고받는다. 


아드난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데 시리얼은 이 사건을 차근차근 되짚어 가면서 경찰 수사의 허점은 없었는지 , 재판상의 문제는 없었는지등등을 파헤쳤다. 이 팟캐스트가 인기를 끈 이유는 실제 사건이고, 아직까지도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드난이 진짜 사이코패스라 전여친을 살해하고도 뻔뻔스럽게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정말 억울하게 감옥에서 평생을 갇혀있게 된건지, 만약 아드난이 범인이 아니라면 누가 범인인건지에 대해서 많은 추측과 토론이 이어졌고, 그렇게 공론화가 된 덕에 아드난은 다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새라 코닉에게 이 사건을 알리고 취재를 부탁한 사람인 라비아 초드리가 쓴 것으로 시리얼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전개되었다면 이 책은 처음부터 아드난의 결백을 믿고 밝히려는 사람이 쓴 것이다보니 대놓고 편파적이다. 


책의 중반 부분까지는 시리얼에서 다루어졌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정리한 것이라 별로 새로운 건 없었는데 중반이 넘어가면서 시리얼이 방송되고 난 후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리얼이후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나름대로 연구와 추리를 하는 사람들 에는 전문가들도 있어서 그들이 저자와 함께 알아낸 여러가지 추리들과 그를 뒷받침 할만한 증거와 합리적인 의심들이 나와서 흥미로웠다.


과연 이 책의 주장처럼 아드난이 결백한지 아닌지와는 상관없이 그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경찰들이 선입견을 가지고 처음부터 그를 지목했고 그 바람에 다른 용의자들은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았다는 것, 그리고 검사측에서 자기네에게 불리한 증거들을 감추고 속였으며, 변호사가 상당히 무능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보인다. 또한 당시 미성년이었던 아드난이 유죄를 받기에는 부족한 증거였는데 종신형까지 받은것은 변호사의 무능뿐 아니라 사람들의 편견도 역시 영향이 있었으리라 본다. 요즘 분위기로 보면 그런 편견은 더 심해질것이 확실하고 그래서 더 좌절스럽다.


책의 내용과는 별 상관없는 부분에서 공감. 내가 한국교포들을 보면서 느낀건데 이건 이민자는 어디 출신이든지 다 그런건가보다. 참 그런데 나도 교포잖아. 나도 그런걸까?

For the children of immigrants in the United States and other Western nations, old ways often stick around longer than they do back in the "homeland." Parents and grandparents bring and cling to the cultural rules they were raised with, unaware that back home people have moved on, modernized, and, shockingly changed.



나중에 생각나서 추가

이 책은 전자책으로 봤는데 전자책으로 보기 나쁜 책 중 하나였다. 중간중간에 여러 자료 사진들이 있는데 누크로 보니 하나도 안보인다. 이메일이나, 문자들 사진도 있었는데 그냥 감으로 찍음. 뒤에 빛이 나오는 업그레이드 된 모델들이나, 전용단말기가 아닌 타블렛으로 보면 잘 보였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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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7-12-06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킨들 추천하셨잖아요,,,교과서도 요즘은 사진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것도 뒤에 빛나오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참! 저도 그렇습니다. 근데 라비아 초드리인지 차드리인지는 올려주신 문장을 보니 그렇게 글을 잘 쓰는 것 같진 않네요,,,저라면 포기했을텐데 역시 프님의 내공은 대단하십니다!! 또 존경존경

psyche 2017-12-06 14:05   좋아요 0 | URL
시리얼을 하도 재미있게 들었기 때문에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었거든요. 앞부분은 시리얼을 정리하는거라 속도가 안나갔는데 뒤로 갈수록 새롭게 알아낸 것들 이야기가 나와서 막 읽었어요. 과연 진짜 범인이 누구일지...다시 재판하게 되었다는데 과연 어떻게 결론이 날지 궁금해요.

라로님은 교과서를 보시려고 하시는군요. 그렇다면 킨들 가지고는 안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킨들은 흑백이라서.... 교과서를 보시려면 타블렛 큰걸로 하시는게 나을거 같아요. 저는 갤럭시 탭 큰거 있는데요. 이게 오래되서 버벅대기 때문에 다 없애고 전자책 읽는 용도로만 쓰거든요. 글씨 진짜 크게 할 수 있고, 밤에 불 안켜고도 읽을 수 있고, 칼라로 나오는건 좋은데 확실히 킨들이나 누크보다는 눈이 피곤하고 밧데리도 빨리 없어지는 단점이 있어요.

2017-12-06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6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7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7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12-06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필의 강아지 사진이 또 달라졌네요.
psyche님, 좋은 하루 되세요.^^

psyche 2017-12-07 00:4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은 눈썰미가 정말 좋으세요. 할로윈이 지난지 한참이라 사진을 바꿔봤어요 ㅎㅎ

라로 2017-12-07 14:36   좋아요 1 | URL
저도 루이 사진 바뀐 거 얘기 하러 왔는데 한발 늦었네요,,,ㅎㅎㅎㅎ
좀 밝은 사진으로 바꿔주세요~~~ 눌러서 크게 봐야 잘 보여요,,,ㅎㅎ

psyche 2017-12-07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말씀에 따라 사진을 다시 바꿔봤어요. 잘 보이시나요? ㅎㅎ

라로 2017-12-08 15:09   좋아요 0 | URL
잘보이는데 다시 할로윈 커스튬이네요,,,ㅎㅎㅎㅎ
귀여워요, 루이. 참 착해보이는 강아지에요!

psyche 2017-12-09 00:50   좋아요 0 | URL
커스튬 안입은 사진들은 다 좀 어둡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커스튬입은 사진으로...
네~ 루이는 진짜 완전 순둥이에요. 겁이 많아서 나쁜짓도 못하고 ㅎㅎ 저희집에서 젤로 말 잘 듣는 녀석입니다. ㅋㅋ

유부만두 2017-12-08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민자들의 부모들이 ‘본국‘보다 더 엄격하다는 얘기... 뭔지 알 것 같아요.


psyche 2017-12-08 13:15   좋아요 0 | URL
그치. 자기가 나라를 떠났을때 그때로 굳어지잖아. 속으로 흉봤었는데 나도 그러려나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