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를 꽤 보는 편이지만 내가 보는 것은 주로 범죄/수사 드라마. 물론 왕좌의 게임이나 브레이킹 배드, 워킹 데드 같은 작품들도 좋아한다. 내가 별로 안 보는 건 달달한 로맨스나 코메디. 로맨스 드라마로 말할 거 같으면 한국 로코를 따라갈 것이 없다. 잡티 하나 없는 물광 피부에 쭉쭉빵빵 미남 미녀들이 나오고,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멋지구리한 배경들하며 보는 사람이 감질나서 짜증내면서도 계속 보게 만드는, 예술의 경지이른 밀땅!
뭐 암튼. 워낙 로맨스류는 책도 별로 안좋아하니 그렇다 치고
코메디는 말장난도 많고 풍자도 많기 때문에 그 곳의 문화를 잘 알고 있어야 재미가 있는 법. 봐도 별로 안 웃기고, 나랑 코드가 맞지 않을때도 많기 때문에 잘 보지 않는다.
아주 우연히 Kim's Convenience 라는 게 재미있다는 글을 봤는데 미국도 아니고 캐나다 드라마에 코메디라니. 평소같으면 그냥 스쳐지나갔을텐데 한인교포이야기라고? 하면서 그냥 하나 시작했다.
오 마이 갓 이거 완전 대박이다!!!
한 회가 짧기도 했지만 앉은 자리에서 시즌 1, 13회를 다 끝내버림.
좀 찾아보니 원래 연극이었던것을 드라마로 만든것인데 완전 히트를 쳤다고 한다.
이민가정의 이야기지만 결국 사람사는것은 다 비슷한 법.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등장인물들 모두가 다 완소 캐릭터. 엄마와 아빠역을 맡은 배우 둘이 원래 연극에서의 오리지날 배우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그 억양을 어찌나 잘 보여주는지. ㅎㅎ 중간중간 나오는 한국말이 웃겨서... 한국말을 잘 못하는 아들놈이 가끔 내가 자주 쓰는 감탄사(??ㅋ)를 쓰는거랑 비슷해서. 딸의 말투에서 딸래미들의 모습이 보이고. 내 이야기 같아서, 나의 아이들을 보는거 같아서 웃으면서, 찡하면서 정신없이 달렸다.
근데 보면서 충격받은 거 한가지. 주인공들의 나보다 조금 위의 연배로 나온다. 실제 아빠 배우는 젊다!!! 그러니까 즉 나도 저렇게 보인다는 거지. 머리는 반백에, 저 엄마는 날씬하기라도 하지 나는 배둘레에 두둑한 인격을 자랑하고 있으니... 내 마음은 아직도 청춘인데 흑
아빠 역을 맡은 배우가 2017년 캐내디안 스크린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다.
수상 소감을 듣는데 나 왜 갑자기 울컥하지? 들어라 트럼피들아!
지금 시즌2 10회까지 했다는데 유튜브를 샅샅이 뒤져도 7회까지 밖에 안나온다.
아 빨리 보고 싶은데!
책도 있다. 아직 도서관에 없던데 나중에 들어오면 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