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앳-홈 명령이 떨어져 종일 집에 있으니 책 읽기 최적의 시간인데 책이 눈에 잘 안 들어왔다. 특히 영어책은 집중이 안돼서 눈은 읽는데 머리까지 도달하지 않는지 읽은 곳을 읽고 또 읽고. 그래서 그동안 생각만 해오던 '밀리의 서재' 한 달 무료 신청을 했다. 한글책을 그것도 재미있는 소설로만 잔뜩 읽을 거야 다짐하고 4월 한 달 동안 미친 듯이 읽어댔다. 주로 추리소설 스릴러 뭐 이런 종류로만. '밀리의 서재' 사용 후기는 나중에 자세히 쓰기로 하고 암튼, 앱이 맘에 안 들어서 무료 한 달만 하려 했는데 결국 한 달 돈을 냈고 아마도 다음 달도 또 돈을 낼 거 같다. ㅜㅜ


덕분에 그동안 관심은 있었지만 읽지 않았던? 못했던? 추리소설도 많이 읽었고 새롭게 발견한 작가들도 있다. 그 중 한 명이 로버트 크레이스. 엘에이를 배경으로 하는 데다 주인공이 베트남 파병군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마이클 코넬리의 보슈를 떠올렸는데 마지막 탐정을 읽다 보니 이런 부분이 나온다.


안 그래도 엘비스 콜의 집으로 가는 길 이름과 동네 묘사를 보면서 어 여기 보슈네 동네인데? 했더니만 이렇게 반가울 수가!

우리 집이 있는 비탈에 거주하는 형사 한 명이 나왔다.

그는 양손으로 담배를 감쌌고, 그의 라이터에서 불길이 터졌다.

나는 인사를 건넸다. ˝잘 지내죠?˝

그가 나를 알아보는 데에는 시간이 잠시 걸렸다. 2년 전, 대형 지진 때문에 그의 집이 손상됐었다. 나는 당시에는 그를, 그리고 그가 LAPD 라는 걸 몰랐었다. 하지만 지진이 나고 얼마 안 있어 그가 잔해를 청소할 때, 그의 집 앞을 조깅하며 지나던 나는 그의 어깨에 작은 토끼 문신이 있는 걸 봤다. 그 문신은 그가 베트남에서 터널 랫 (베트남전에서 게릴라들이 판 땅굴만을 전문적으로 수색하고 정찰하는 임무를 맡은 특수부대)이었다는 표시였다. 나는 뜀박질을 멈추고는 그와 악수했다. 우리는 베트남이라는 고리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었다.

그가 말했다. ˝오, 그래요. 어떻게 지내쇼?˝


9장 중 (페이지는 내 탭에서는 안 나와서 알 수 없음)



마이클 코넬리와 로버트 크레이스는 친구란다. 

그래서 혹시 보슈 책에는 콜이 안 나오나? 하고 찾아봤더니

(로버트 크레이스의 답변

Yes. Elvis Cole made an un-named appearance in Michael Connelly’s novel, LOST LIGHT. Harry Bosch made a similar, un-named appearance in RC’s THE LAST DETECTIVE. RC and MC are friends, and thought this would be a fun way to acknowledge each other’s work.)


<로스트 라이트>는 전에 읽었던 책이지만 그때는 콜을 몰라서 그냥 넘어갔었네. 바로 이 부분이다

 차를 몰고 언덕을 내려갔다. 멀홀랜드가 반대쪽 산기슭으로 돌아 카후가에서 우드로 윌슨과 만나는 지점에 이르렀을 때였다. 맞은편에서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는 노란 구닥다리 코르벳을 발견했다. 운전자는 내가 좀 아는 사내였다. 이따금씩 조깅을 하거나 차를 몰고 내 집 앞을 지나가곤 했는데, 나와는 반대쪽 기슭에 살고 있는 사설탐정이었다. 내가 한쪽 팔을 창밖으로 내밀고 인사를 건네자 그도 따라했다. 순탄한 항해를 비네, 형제.

나한테도 그게 필요하다.. 신호등이 바뀌자 그는 카후엥가 남쪽으로, 나는 북쪽으로 달려갔다.

27장 중

노랑 구닥다리 코르벳은 바로 콜의 차. 아는 사람만 알아차릴 수 있는 이런 재미 좋다 좋아.


작가인 친구가 서로의 주인공들을 작품에 깜짝 등장시키다니! 넘 부럽고 좋네.

로버트 크레이스가 맘에 들어 몇 권 더 읽어보려고 찾아보니 콜과 파이크 시리즈는 18개나 나왔다! (이렇게 유명한 시리즈인데 지금껏 몰랐네!) 하지만 번역된 것도 별로 없고 그나마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몽키스 레인코트는 절판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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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6-09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syche님, 잘 지내셨나요.
밀리의 서재 이용하고 계시군요.
광고는 본 적 있지만 아직 이용해보지 않아서, 가끔 궁금하기도 해요.
전자책의 좋은 점은 보고 싶으면 바로 읽을 수 있는 점 같아요.
그래서 가끔은 충동구매 하는 것도 있어요.
다음에 또 인사드릴게요.
psyche님,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날들 되세요.

psyche 2020-06-09 23:59   좋아요 1 | URL
충동구매 맞아요. ㅎㅎㅎ 전자책 사놓고 안 읽은 책이 산더미인데... 내가 샀는지 기억도 못하는 경우도 많죠. ㅎㅎ 저같이 해외에 있는 사람에게 밀리의 서재는 좋은 옵션인 거 같아요. 원래 무료 한 달만 하려 한 건데 벌써 두 달 돈을 더 냈네요. ㅜㅜ

북극곰 2020-07-02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psyche님~!
번역서 출간하신 거 이제사 축하드립니다. ^^
지난 번에 도서관에서 빌려봤어요. 흐흐흐.
첫 책이라 얼마나 좋으셨을까, 자주 안 들어와서 적절한 시기에 축하 못드려 죄송하구만요. 흐흐

저는 넷플릭스와 멜론은 이번달만 하고 끊어야지 끊어야지 하는데 별로 이용도 안하면서 어찌어찌 지내다 결재일이 되면 또 왠지 이번 달은 알차게 챙겨볼거 같고 그래서 계속 유지하게 돼요. ㅋㅋㅋ 밀리의 서재 알차게 활용하시길!! ^^

psyche 2020-07-03 07:32   좋아요 0 | URL
북극곰님 감사해요. 부족한 게 많은데 많이들 축하해주셔서 창피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그래요.

저도 넷플릭스 보는데 넷플릭스는 은근 볼 게 많아서 많이 이용해요. 특히 한국 드라마가 많아서 좋아요. ㅎㅎ 밀리의 서재는 벌써 두 번 돈을 냈고 아마도 한동안 계속 하게되지 않을까 싶어요.ㅜㅜ

라로 2020-07-18 06: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재밌는 뒷얘기 좋아해요!!!ㅎㅎㅎ
와~~~ 그렇군요. 나중에 시험 다 끝나면 로버트 크레이스 책 읽어보고 싶네요.
요즘은,,,,매일 폐인같은,,,삶을 사는,,,,,,,,,,,,,,,,,,,,ㅠㅠㅠㅠㅠㅠㅠㅠ

psyche 2020-07-18 06:47   좋아요 0 | URL
저는 데니스 루헤인의 켄지 패트릭 좋아하는데 엘비스 콜이 약간 비슷한 느낌이 있어요. 둘 다 탐정이고 sarcastic 농담 많이 하고요.
암튼 공부하느라 힘드시죠? 이제 고지가 바로 저기입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