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운전을 할 때 보통 한국 팟캐스트를 종종 듣곤 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운전할 때 제일 귀에 쏙쏙 잘 들어오더라고. 팟캐스트 듣다가, 한참 BTS 음악을 듣다가, 가끔 예약해 둔 오디오 북이 내 차례가 되면 오디오 북을 듣기도 했다. 갑자기 이 모든 것이 심드렁해졌을때 우연히 한 게시판에서 <크라임 정키>라는 팟캐스트가 재미있다는 글을 보았다.
트루 크라임에 대한 팟캐스트라길래 전에 Serial을 정신없이 달렸던 생각도 나고 해서 한번 찾아보았다. 첫번째 에피소드를 듣는 순간 어머나 이거야!
https://crimejunkiepodcast.com/
<크라임 정키>는 어릴 적부터 베프인 애쉴리와 브릿이 트루 크라임에 대해 수다를 떠는 형식이다. 보통 한 에피소드가 한 사건을 다루고 애쉴리가 사건에 대해 설명을 죽하고 브릿이 중간중간 감탄사를 넣거나, 잠깐 이거 이런 거 아냐? 하면서 의견을 내놓거나 어 그건 어떻게 된 건데? 하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애쉴리가 워낙 정리를 잘해 차근차근 설명해주니 좋고 듣다가 내가 앗 이거는? 하고 생각하는 걸 바로 브릿이 물어보거나 말을 하기 때문에 마치 내가 같이 친구랑 수다떠는 느낌이 들어 더 재미있다. 흥미로운 사건이 나오면 에피소드가 끝난 뒤 구글링을 해서 찾아보면서 더 파보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두 달이 그냥 휙 지나갔다.
이 팟캐스트는 2017년 12월에 시작하여 일주일에 한 개씩 업로드 되었는데 처음에는 진짜 쉬지 않고 듣고 사건에 대해 구글링해서 찾아보고 그랬다. 근데 한 40개쯤 들으니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문이나 창문이 잘 잠겼는지 확인하고, 떨어져 사는 큰 애가 걱정되고 왜 이렇게 미친놈도 많고 무서운 일도 많은 건지!! 사실 남들은 무섭다고 한 에피소드도 못 듣겠다는데 40개를 듣고서야 오 무서운 데 하는 내가 좀 이상한건가.
그래서 한 일주일 쉬었다가 다시 듣기 시작해서 현재 업로드 한 것까지 따라왔다. 이거 들으면서 너무 너무 수다 떨고 싶은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수다 떨 사람이 옆에 없었다. ㅜㅜ 우리 가족들은 모두 무서운 걸 싫어해서 추리 소설도 별로 안 좋아하는데 트루 크라임이라니 고개를 절래절래. 내가 막 크라임 정키에서 이런 사건이 있었는데... 라고 시작하면 다들 도망가버리네. 아들녀석은 이렇게 실제 사건을 자극적으로 다루는 것을 옳지 않다며 훈수를 두고. 흑 주변 사람들도 다들 무서운 거 싫다고 들어볼 생각도 안 한다.
알라딘에는 트루 크라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을 거 같은데 관심 있으신 분 한번 들어보세요. 영어지만 정확하고 또박또박하게 말을 하기 때문에 들어보실만 할 거에요. 좋아하는 트루 크라임 이야기 들으면서 영어 듣기 공부까지!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