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란 내가 현재 하는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가장 일차적이고 원초적인 방법이다. 지금 이 경험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를 찰나의 순간에 알게 해 주고, 이 경험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지 도망가야 하는지를 거의 반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한다. (22쪽)'


첫 장에서 감정 조절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마지막 장에서 감정 조절 방법을 제시한다.

중간에는 몇 장에 걸쳐 감정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하게 뇌의 구조와 역할을 설명하고 경험적 심리적 작용과 상태에 의한 정서적 반응 및 결과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감정 조절 방법이란 무엇일까.

책에서 제시한 방법은 여섯가지다.


행복 호르몬 이용하기, 상상으로 몸과 마음 변화 시키기, 몸의 상태를 바꾸어 감정 조절 돕기, 잘 놀기, 잘 자기, 잘 싸우기. 내 식으로 정리하면 '발생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 솔직하게 인지하고 몸과 마음의 훈련을 통해 꾸밈없이 이해하여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마지막에 감정 조절의 필수 조건으로 '안전'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이것은 물리적인 측면에서의 안전 뿐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안전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안전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감정 조절이 수월해지며 따라서 타인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그에 대해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자, 감정 조절의 상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그리고 왜 감정 조절이 필요한지 알았으니 저자의 가르침대로 연습해 볼 차례다. 나의 내부로부터 발현된 감정의 정체, 그것부터 낱낱이 파헤쳐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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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17-04-04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정이란 내가 현재 하는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가장 일차적이고 원초적인 방법이다. 지금 이 경험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를 찰나의 순간에 알게 해 주고, 이 경험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지 도망가야 하는지를 거의 반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한다. (22쪽)‘

→ 캬~ 하고 무릎을 탁 쳤네요. 읽는 순간 마음 속에서요. ^^ 정말 핵심 중의 핵심, 알맹이 중의 알맹이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핵심이나 알맹이는 평소에 까마득히 잊고 지내지요. 일상에서 감정이 폭발할 때 저걸 자각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아요. 아무튼 ‘오늘의 깨달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읽는사라 2017-04-05 21:08   좋아요 0 | URL
저두 이 부분에서 ‘아, 저게 감정이라는거구나.‘ 하고 감탄했더랬죠.
그나저나 깨달음은 제가 드린건 아닌데 이렇게 써주시니 몸둘봐를 모르겠네요...^^
 
내가 사랑한 첫 문장 -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세계문학의 명장면
윤성근 지음 / MY(흐름출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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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첫 문장을 의식한 최초의 책은 아마도 <설국>이 아니었나 싶다.

그 문장이 무엇이었는가 하면,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라는 문장이었는데 

그 뒤로 바로 이어지는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라는 문장까지 더하면

대체로 어떤 분위기를 묘사한 것인지 눈에 보이는 것처럼 상상이 된다.


한편으로 눈발이 새하얗게 날려 어디가 기찻길이고 어디가 그냥 길인지 분간되지 않는 사이로 

묵직한 기차가 작은 역으로 들어오는 장면이 연상 되면서

이 장면이 영화 '철도원'이었는지 아니면 '설국'이었는지 잠시 헷갈리기도 한다.


어찌되었건 첫 문장을 통해 받은 풍경화같은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 속에 맴돌았고

당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모르겠지만 그 느낌은 책을 덮는 순간까지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그리고 여기, 저자가 엄선해서 뽑았을 법한 23권의 세계명작 속 첫문장이 있다.

어떤 것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고

어떤 것은 살짝 동의하기 뭣 하기도 하지만

다른 의견이야 각자 읽는 이들의 마음 속에서 정해지는 것이니 당연한 것일테고

첫 문장에서부터 비롯해서 책 전체를 통괄하는 저자의 감상을 읽는 것은 재미나다.


여기서 언급한 스물 세권의 책은 세계명작이라는 이름 아래 명성이 자자한 것들이어서

대체로 읽기에 만만한 책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탄탄하게 다져온 독서력이 바탕이 되어서인지 저자의 이야기는 귀에 쏙쏙 박힌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본문의 무게감에 비해

제목과 표지 사진이 너무 감성적인 것이 아닌가 라는 것이다.

사실 나도 처음엔 제목만 보고는 지나쳤다가 내용을 훑어 보고나서 읽기를 결심하였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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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넘기자마자 나타난 프롤로그의 제목이 '인간 혐오'여서 깜짝 놀랐다.

그 스스로 사람들을 뜨겁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라고 고백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혐오라 하면 이건 또 다른 맥락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다 보면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인간을 혐오할 정도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기에는 그가 쓴 글들이 인간에 대한 관심과 관찰없이는 쓸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살아가면서 분명히 내 일이 아닌데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순간들이 있다. 피가 거꾸로 솟는 순간들이 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책없이 줄줄 흐르는 순간들이 있다. (11쪽)'


이러한 울림을 갖는 이에게 누가 감히 인간 혐오자라는 딱지를 붙일 수 있을까.

굳이 분류하자면 조금 까칠한 인간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싶다.

물론 나는 저자를 인간적으로 알지 못하므로 전적으로 글로 표현한 것을 증거로 삼자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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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1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쌤통의 심리학 -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은밀한 본성에 관하여
리처드 H. 스미스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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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은지는 며칠 되었다.

리뷰를 쓰려고 몇 번이나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 쓰고 지우기를 몇 번이나 하였다.
너무 두서없는 글쓰기가 된 것 같아 어떡할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끝까지 써보기로 한다.

대략적인 책의 내용은 인간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타인에 대한 질투심,
그리고 곤경에 처한 타인으로부터 느끼는 색다른 통쾌함에 관한 이야기다.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각종 연구와 실험 결과를 근거로
실제로 그리고 생각보다 자주 느끼는 그 오묘한 감정에 대해 합리적인 위안을 제공한다.
저자의 본래 의도 그것이 아니었겠지만 
불행한 타인의 처지를 이용해서 심리적인 안정을 얻는 일이 종종 있는 내게
이 책은 일말의 죄책감을 해소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처였다.

말하자면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것,
누구나 갖는 보편적인 감정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질문을 하나 던져준다.
그러한 감정이 보편적이고 일정 부분 타당한 것이라 해도
그것을 어떻게 다룰 것이며 어떤 방향으로 성숙시킬 것인가.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심슨시리즈의 '호머와 네드'에 관한 에피소드에서처럼
부정적인 부분을 극복하고 화합하는 것이 훨씬 아름답지 않은지
은근슬쩍 유도한다.

물론이다.
이왕이면 다같이 행복한 것이 좋지 않겠나.
하지만 얽히고 설킨 사회적 관계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때로는 질투하기도 하고 때로는 통쾌해 하기도 하면서
스스로에게 숨통을 트일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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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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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텔레비전에 나와 토론하는 것을 볼 기회가 몇 번 있었다.

그는 다방면에 지식이 풍부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당하고 논리적인 논쟁을 했다.

왠만하면 흥분하지 않았고 강약조절을 하면서 주도적으로 토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가 지은 책들을 검색하다 글쓰기에 관한 책이 여러권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글쓰기 특강', '공감 필법', '논술 특강', '표현의 기술' 중에서 가장 기본기에 충실해 보이는 <글쓰기 특강>을 읽어 보기로 했다.

마침 체계적으로 글쓰는 방법에 관해 배워보고 싶던 참이었다.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 글쓰기의 왕도라는 것이다.

어떻게, 무엇을 읽고 쓸 것인가에 대해 각각의 장에서 예를 들어 자세히 설명한다.


그 중 내가 눈여겨 봤던 것은 '모국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것이다.

모국어를 잘 하는 사람이 글쓰기나 외국어 습득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의 주장에 전적을 동의한다.


외국에 살면서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한번쯤은 한국어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영어권 국가에 살고 있다고 해보자.


아이가 어릴때는 주로 부모와 소통을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모도 아이도 한국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우선 아이가 사용하는 언어의 종류와 양이 뒤바뀐다.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배우는 언어에 우선 순위가 정해진다.

아이는 점점 영어가 편해지고 영어가 먼저 튀어 나온다.

심한 경우는 아이 자체가 한국어 사용을 거부한다.


이런 상황이 되면 부모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한국어를 유지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나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어를 잘하는 아이들이 영어도 잘한다.

두개이상의 언어를 할 줄 아는 아이들이 다른 언어도 쉽게 배운다.

아마도 우리의 뇌가 다양한 것을 받아들일때 더 유연해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른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내가 우리말을 얼마나 알고 얼마나 잘하느냐가 글쓰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글쓰기란 머리 속에 저장된 것이 글이라는 형태로 나오는 것이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드디어 비법을 찾았다.

갑자기 글쓰기를 잘 하는 지름길같은 것은 없는 것 같다.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자원부터 풍성하게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책이나 많이 읽고 리뷰나 열심히 써야겠다.



이 책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논리적인 글을 쓰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중략)... 첫째,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셋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이 세 가지 규칙을 잘 따르기만 해도 어느 정도 수준 높은 글을 쓸 수 있다.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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