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를 넘기자마자 나타난 프롤로그의 제목이 '인간 혐오'여서 깜짝 놀랐다.

그 스스로 사람들을 뜨겁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라고 고백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혐오라 하면 이건 또 다른 맥락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다 보면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인간을 혐오할 정도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기에는 그가 쓴 글들이 인간에 대한 관심과 관찰없이는 쓸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살아가면서 분명히 내 일이 아닌데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순간들이 있다. 피가 거꾸로 솟는 순간들이 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책없이 줄줄 흐르는 순간들이 있다. (11쪽)'


이러한 울림을 갖는 이에게 누가 감히 인간 혐오자라는 딱지를 붙일 수 있을까.

굳이 분류하자면 조금 까칠한 인간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싶다.

물론 나는 저자를 인간적으로 알지 못하므로 전적으로 글로 표현한 것을 증거로 삼자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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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1 21: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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