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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첫 문장 -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세계문학의 명장면
윤성근 지음 / MY(흐름출판) / 2015년 7월
평점 :
내가 첫 문장을 의식한 최초의 책은 아마도 <설국>이 아니었나 싶다.
그 문장이 무엇이었는가 하면,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라는 문장이었는데
그 뒤로 바로 이어지는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라는 문장까지 더하면
대체로 어떤 분위기를 묘사한 것인지 눈에 보이는 것처럼 상상이 된다.
한편으로 눈발이 새하얗게 날려 어디가 기찻길이고 어디가 그냥 길인지 분간되지 않는 사이로
묵직한 기차가 작은 역으로 들어오는 장면이 연상 되면서
이 장면이 영화 '철도원'이었는지 아니면 '설국'이었는지 잠시 헷갈리기도 한다.
어찌되었건 첫 문장을 통해 받은 풍경화같은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 속에 맴돌았고
당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모르겠지만 그 느낌은 책을 덮는 순간까지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그리고 여기, 저자가 엄선해서 뽑았을 법한 23권의 세계명작 속 첫문장이 있다.
어떤 것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고
어떤 것은 살짝 동의하기 뭣 하기도 하지만
다른 의견이야 각자 읽는 이들의 마음 속에서 정해지는 것이니 당연한 것일테고
첫 문장에서부터 비롯해서 책 전체를 통괄하는 저자의 감상을 읽는 것은 재미나다.
여기서 언급한 스물 세권의 책은 세계명작이라는 이름 아래 명성이 자자한 것들이어서
대체로 읽기에 만만한 책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탄탄하게 다져온 독서력이 바탕이 되어서인지 저자의 이야기는 귀에 쏙쏙 박힌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본문의 무게감에 비해
제목과 표지 사진이 너무 감성적인 것이 아닌가 라는 것이다.
사실 나도 처음엔 제목만 보고는 지나쳤다가 내용을 훑어 보고나서 읽기를 결심하였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