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옥 - My Songs - DVD 포함 한정판
신영옥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자주 들르는 까페가 있다. 까페마다 주인의 손길이 얼마나 닿느냐에 따라 분위기는 천차만별 일텐데 이 곳은 피아노와 책, 화초들로 꾸며진 곳이었다. 가끔씩 특별한 날에는 연주자가 피아노로 직접 아름다운 곡을 연주해주기도 한다.

그보다 좋은 것은 늘 좋은 곡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주로 고전 음악을 들려주는데 어느 날 들은 신영옥의 노래들이 흘러 나왔다. 그 순간은 방부처리되어 뇌리에 각인되고 말았다. 아마도 이 앨범이었던 것 같다. 우리의 아름다운 곡들과 서양의 곡들을 함께 수록해 놓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은 곡인 만큼 우리에게도 그 감동을 고스란히 안겨주고 있었다. 좋은 앨범 '마이 송'은 선물용으로도 적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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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가 사랑한 밀레 - 반 고흐 삶과 예술의 위대한 스승
박홍규 지음 / 아트북스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책을 읽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기독교 신자가 전도를 하지 않을 수 없듯 좋은 책과 만나면 누군가에게 권해 주어야 하는 것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서의 마땅한 도리다. 더군다나 의도하지 않은 책과의 만남은 반가움의 진동을 더욱 증폭시킬 수밖에 없을 텐데, 이 책도 그랬다.

여느 때처럼 대출할 책의 목록을 작성해 눈부신 봄 햇살을 등지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목록에는 없지만 읽고 싶은 책을 발견했을 때, 제한된 대출 권수로 인해 나머지 한 권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때가 가끔 있다. 그럴 때면 한편으로는 아쉽지만, 대출할 책들 못지 않게 읽고 싶은 새 책의 등장은 아쉬움의 크기만큼 반가웠다.

어떤 책을 읽을 생각만으로도 하루가 빨리 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퇴근 후나 되어야 책을 읽을 수 있을 텐데, 그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약간의 긴장과 설렘을 동반한다. 읽고 싶은 책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어디에 비할 바 없는 기쁨이자 행복이다. 책은 내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스승이자 친절한 조언자니까.

ⓒ 아트북스
박홍규의 <빈센트가 사랑한 밀레>는 새로운 시각에서 빈센트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다른 저서 <내 친구 빈센트>를 읽었을 때도 빈센트가 밀레의 영향을 받은 화가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표지만으로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의 대부분을 말해주고 있었다.

주지하듯 밀레는 최초의 농민화가다. 밀레는 저자의 말처럼 "꾸밈없는 자연과 그 자연 속에서 노동하는 농민과 노동자의 존엄성을 찬양하여 인간적이고 대중적인 주제로 승화" 시켰다. 밀레는 빈센트를 제자로 인정한 적이 없지만, 빈센트는 밀레를 평생 동안 존경했다. 그의 예술뿐만 아니라 그의 삶까지 진정한 스승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빈센트가 그림을 시작했을 때는 이미 '스승' 밀레는 세상을 떠났다. 밀레도 빈센트가 자신을 스승으로 받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그의 입장에서도 빈센트 같은 제자를 두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지 않을까?

더구나 학교에 몸을 담고 있는 저자의 경우 스승에 대한 생각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저자는 진정한 의미의 사제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제자가 자기 스스로 스승을 찾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경과 신뢰로 모방하면서 배우고,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의 삶과 예술을 창조하는 경우. 또 실제로 만나지도 않고, 또는 만나지도 못하고 마음으로만 스승을 모시는 경우 더 진정한 사제관계가 이루어지리라."

제자가 스승의 학문만을 존경할 수도 있을까.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제자들의 생각은 스승이 추구하는 어떤 삶의 모습까지 본받고 싶어하지 않을까. 그런 스승을 두었다면 이미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언제까지나 그 스승의 강의를 들을 수는 없겠지만, 스승이 펴낸 책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 쓴 글을 통해 제자는 언제나 스승의 생각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은 빈센트처럼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익히는 독학이다. 스승이 있다고 해도 그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 스승에 중독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런 중독을 제대로 된 공부라고 보는 봉건적인 모방법만 존재하는 한, 우리에게 참된 예술의 창조란 있을 수 없다.

밀레와 빈센트는 참된 예술창조를 위한 이상적인 사제관계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스승은 마음속에 두고 사랑하는 것이 제일 이상적이다. 그러나 그 사랑은 스승의 본질을 끝없이 묻는 것이되, 절대로 스승의 모방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 사랑만큼이나 스승을 뛰어넘어 자신의 예술과 삶을 재창조하는 것이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예술은 모방에서 비롯된다고 했던가. 빈센트는 밀레의 그림을 참으로 많이 따라 그렸다. 그림을 배우던 초창기뿐 아니라 배울 단계는 이미 지난 완숙기에도 여전히 밀레의 그림을 즐겨 모사했다. 빈센트는 그 작업을 일종의 '번역'이라 표현했는데, 저자는 이에 덧붙여 '색채 번역'이나 '형태 번역'이라는 말로 '모사'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림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그림을 그릴 생각도 없었던 빈센트가 스물 일곱이라는 나이에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다 외로움 때문이었다. 그림만이 그를 구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불나비처럼 온몸을 불살라 그림을 그렸다. 그래서일까. 그의 그림들은 하나같이 화려한 색상을 뽐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면의 깊이를 숨기지 못한다.

빈센트는 부유한 귀족들의 행복한 모습이 아니라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다. 이것은 <감자를 먹는 사람들>로 대표될 수 있다. 그런 그림들이 당시 부르주아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오늘의 부르주아는 빈센트의 그림을 사랑하여 비싼 값에 그림을 사들인다.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빈센트 반 고흐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밀레의 그림을 오늘날 우리가 왜 주목해야 하는지 이유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또한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의 깊은 갈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빈센트가 사랑한 밀레>는 훌륭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빈센트의 생가를 비롯해 빈센트의 그림에 등장하는 밤의 카페테라스, 오베르의 교회나 보리밭의 실제 모습을 직접 담은 사진도 빈센트를 아끼는 독자에게는 소중한 의미가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예술가들이 빈센트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면 삶과 예술에 대한 치열한 자세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 분야에 깊어지면 다른 분야에도 깊어질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저자는 음악이면 음악, 미술이면 미술, 다방면에 정통한 학자다. 저자의 방대한 저작활동이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실패한 삶을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이 책을 썼노라고 읊조리는 저자의 바람처럼 많은 이들에게 위안이 될 책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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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애니 프루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를 보고 소설을 읽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원작 소설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광활한 들판을 가로지르는 양떼들의 움직임과 아름다운 대자연의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는데 소설을 읽으니 눈에 담았던 영상들이 자연스레 하나씩 차례로 떠올랐다.


이안 감독은 소설을 읽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는 알았다. 이 이야기를 놓쳐버린다면 남은 생애 내내 후회하게 될 거라는 것을…’ 기실 그는 그의 생애에 길이 빛날 작품을 빚어냈다. 소설로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종합예술로 완성한 감독의 작업은 눈이 부시도록 빛이 났다. 주위 사람들에게 망설임 없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영화가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힐난할지라도 그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을 정도다. 원작 소설도 마찬가지.


원작 소설은 영화와 내용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저자의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사실적인 묘사는 독자들에게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할 만큼 탁월했다. 영화와 소설 모두 완벽한 하나의 그림이었는데, 소설을 읽고 나서 남는 것은 설탕을 넣지 않은 커피를 마신 것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표현하기 힘든 그 여운은 노력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우리의 기억 창고에 남게 될 것 같다.


에니스 델마와 잭 트위스트는 어려운 형편으로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스무 살도 안 된 청년 시기에 일자리를 찾다가 만나게 된다. 말을 좋아하는 에니스는 목장이 문을 닫게 되자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했고 로데오에 미쳐있던 잭과 방목을 위해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세상과 격리된 산, 아무도 없는 산에서 의지할 곳이라고는 서로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두 사람이 잘 알았다. 운명의 신은 그들을 사랑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표현은 너무 애매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인간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감정이었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서로를 배려하고 그러는 동안 사랑과 비슷한 감정이 차츰 싹트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너무 두터워서 그들은 드러내 놓고 사랑할 수 없었다.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산에서 내려오게 되자 그들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에니스에게는 약혼한 여자가 있어 예정대로 결혼식을 올렸고 잭은 다시 로데오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 후 4년, 잭에게서 편지가 한 장 날아왔다. 에니스의 눈은 희망과 기쁨의 충만으로 빛이 났다. 곧바로 답장을 보냈고 마침내 둘은 4년만의 해후를 한다.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원했는지 알게 되었지만 그들이 현실적으로 함께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속수무책이었다.


일 년에 한두 번 만나는 게 고작이었다. 에니스는 그런 만남이 아쉽기는 하였어도 가정을 버릴 수는 없었고, 잭은 모든 걸 포기하고라도 에니스와 함께 지내고 싶었다. 결국 그들은 그렇게 아주 가끔 만날 수밖에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잭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저자 의 말처럼 ‘북쪽 평원 같은 거대한 슬픔’이 에니스를 짓눌렀다.


에니스는 브로크백 마운틴에 유해를 뿌려달라는 잭의 유언을 위해 잭의 부모님댁을 찾아갔다. 어린 시절 잭이 쓰던 방을 구경하던 중 에니스는 낯익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옷장 구석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잭이 입던 낡은 셔츠가 걸려있었고 그 안에는 자신의 체크무늬 셔츠가 겹쳐져 있었던 것이다.


에니스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 두 셔츠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입었던 셔츠였다. 두 셔츠에는 그들의 사랑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던 것이다. 조심스레 에니스는 그것을 꺼내어 자신의 집으로 옮겼다. 에니스는 브로크백 마운틴이 그려진 엽서를 벽에 붙이고 그 밑에다 이 셔츠들을 걸어두며 읊조렸다. “잭, 맹세컨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근원 깊은 슬픔은 언제나 에니스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의 눈물로 때때로 베개가 젖고, 시트가 젖었다. 사랑은 가고 그리움만 남았다. 사랑을 잃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 저자의 말처럼 ‘고칠 수 없다면 견디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니 잭은 에니스보다 자아가 약한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아니면 에니스보다 잭의 사랑이 더 큰 것이었는지도.


알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은 행간을 타고 독자들의 가슴 속을 파고들 것이다. 애니 프루의 <브로크백 마운틴>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에 대해 삶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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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과 자유 Live - Best '01~'02
안치환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안치환의 노래 중 '그 사랑 잊을 순 없겠죠'라는 곡이 있다. 물론 그 노래는 그가 공연 때는 잘 부르지 않는 노래지만. 나는 그 알려지지 않는 노래가 좋았다.

99년도 였던가. 학교 축제에서 안치환을 처음 보았다. 나보다 적어도 10살은 많아 보였는데 그의 열정적인 모습은 단번에 우리들을 압도하고 말았다.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기만 했다. 우리가 10년 후에도 그처럼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고 친구와 나누었던 일들도 생각이 난다.

안치환의 노래들은 언제 들어도 좋을 곡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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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인된시간 2008-09-07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2001년 겨울, 차가운 나라의 창밖을 내다보며 참 많이 들었던 노래입니다. "그 사랑 잊을 순 없겠죠"를 좋아하시는 분이 또 계시네요...

연잎차 2008-09-07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 노래를 듣던 한 때가 함께 떠올라 추억에 잠기게 되죠. 그럴 때마다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을 바람이 부니 안치환의 노래가 또 생각이 나네요 ^.^
 
박정현 4집 - Op. 4
박정현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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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박정현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이 곡에 수록된 곡은 모두 좋다. 하나도 버릴 곡이 없을 정도다. 동생이 특히 박정현을 좋아해서 나도 함께 듣다 보니 덩달아 좋아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한때 사람들은 유행가 속의 가사가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양 착각하며 노래에 취하고 스스로의 감정에 취하곤 한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일종의 방어기제로써 말이다. 황사때문에 봄을 마냥 즐길 수는 없지만, 그래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박정현의 노래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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