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여인 - 할인
게리 마샬 감독, 줄리아 로버츠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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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보아왔기에 정확히 몇 번을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매번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다.

 

얼마 전 보게 되었을 때는 예전에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와,

영화를 몇 번씩 반복해서 보는 이유를 조금은 알게 된 듯하다.

 

리차드 기어의 영화를 몇 번 보지 않아, 이렇게 말하기 황망하지만 내게는 리차드 기어가 가장 멋지게 나온 영화가 아닐까, 줄리아 로버츠도 마찬가지. 두 배우에게 최고의 영화인 것 같다. 

몇 해가 지나고 다시 영화를 보게 되더라도 같은 기분이 들 영화, 귀여운 여인은 누가 만들었을까. 감독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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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일반판 (3disc)
호소다 마모루 감독, 이시다 타쿠야 외 목소리 / 아트서비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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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관에서 놓친 영화를 가끔 케이블에서 본다.

토요일 오후, 늦잠을 자고 늦은 아침을 먹고 티비를 켰는데, 이 영화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어쩌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갖게된 소녀에게 크고 작은 일들이 벌어진다.

내게도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녔던 청소년기가 있었지. 그때는 자연인이었다.

자연인이란 화장도 하지 않고, 구김없는 시절, 어깨가 비교적 가벼웠던 시기라 명명할 수 있다.

 

영화를 보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도 만나게 되었다.

이 따뜻함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아무튼 이 영화는 우리를 10대로 되돌려 놓는다.

그때의 감성을 일깨워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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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아 - 상사몽 (모던 가야금)
정민아 연주 / 소니뮤직(SonyMusic)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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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각 시기마다 가슴에 파고드는 음악이 다르다. 혹자는 너무 슬픈 음악만 골라 듣지 마라고 하는데, 그러면 인생도 그리 될 지 모른다는 우려를 보내고는 했는데.. 어찌하다 보면 꼭 심금을 울리는 것들이 죄다 보면 슬픈 곡들인 것 같다.

1FM을 듣다보면 11시에는 풍류마을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거기서 들었던 곡은 '상사몽'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몇 번 들었던 곡이었고 제대로 듣고 싶었다. 그 보다 좋은 곡이 있으니 바로 '무엇이 되어'였다.

해금 소리가 좋다고 처음 느낀 게 몇 해 전이었는데, 가야금 소리도 이리 아름다울 수 있다니 참 놀라울 따름이다. 서양음악만 좇아왔는데, 우리 음악을 찾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다. 여하튼 1FM은 뜻하지 않게 많은 선물을 보내어 온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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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 고급 양장케이스 초회한정판 (2disc)
이창동 감독, 전도연.송강호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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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2시간이 넘는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을 몰아치듯 깊은 감정의 굴곡으로 밀어 넣는다. 울다가 웃다가 주연 배우의 연기는 흠 잡을 데 없었고, 극단으로 치닫는 이야기는 영화 속 공간에 와 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사실적이었다.

적당히 너스레를 떨 줄 아는 카센타 김사장 송강호가 구사하는 경남 사투리는 현지인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더 현지인 같았고, 아이를 잃은 엄마의 슬픔을 아이 엄마가 되어 보지 않고도 실감나게 연기할 수 있는 전도연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였다.

고향에 가 살고 싶다던 남편을 먼저 보내고, 남편 고향에 살러 온 신애. 주위 사람들에게 불쌍한 여자 혹은 박복한 여자로 인식되기 싫어 돈깨나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다 결국 돈을 노린 유괴범에 의해 아들을 잃는 슬픔을 겪는다. 사건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한 인간이 어떤 슬픔과 마주하게 되었을 때 그것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 이 영화 탄생의 목적이 아닌가 싶다. 자식을 잃는 슬픔과 견줄 만큼 아픈 상처는 이 세상에 없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어머니가 된 신애. 아무도 그를 구원해 줄 수 없다.

카센타 김사장은 그녀 곁을 맴돌면서 한 번도 돌아오지 않는 사랑에 대해 원망하거나 질책하지 않는다. 세상의 고난 따위는 애초에 자신과는 무관한 것인양 그저 인생을 흘러가는 대로 고민 없이 맡겨두고 살아가는 그는, 신애와 같은 밀양 땅에 살지만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인물로 그려진다.

신애는 슬픔을 잊기 위해 교회에 나간다. 하느님의 존재를 믿지 않았지만 예전처럼 살 수가 없다. 수시로 아들 준이 생각이 몰려오는 탓에 헤어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교회를 택했다. 속좋은 카센타 김사장은 교회에도 열심히 따라간다. 열심히 기도하는 신도들을 바라보는 김사장의 생경한 눈빛은 얼마나 그 풍경과 유리된 모습인지.

열심히 교회에 나가 신에게 의지하여 가까스로 안정을 찾은 신애는 어느 날 아들을 죽인 유괴범에게 면회 가서 그를 용서해주고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리라 마음먹는다. 그래야만 아들을 잃었다는 슬픔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들꽃을 꺾어 면회 간 날, 신애는 뜻밖의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유괴범은 이미 하느님에게 용서를 받고 더없이 마음 편하게 지낸다는 기가 막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애는 할 말을 잃었다. 자신이 용서하기도 전에 벌써 누군가에게 용서를 받아 자신이 고통 받고 있을 동안 마음 편하게 지낸 유괴범을 어떻게 해야 하나.

표면적으로는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결과로 비쳐졌지만 신애 마음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정반대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을 뿐이었다. 차라리 면회를 가지 않는 편이 나았을 법했다. 유괴범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신애 뿐이다. 마치 자신의 권리를 누군가에게 박탈당한 그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더군다나 그것은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아들에 관한 이야기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신애는 또 다른 종류의 아픔과 마주하게 된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신애의 상처는 치유되지 못한다. 자살을 시도했고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해 퇴원하는 날, 카센타 김사장은 신애에게 맛있는 걸 대접하고 싶었는데 신애는 제일 먼저 머리를 손질하고 싶어 한다.

미용실에 들어서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머리를 손질해주는 이의 얼굴을 보자 신애는 아연실색한다. 바로 유괴범의 딸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이를 죽인 자의 아이가 지금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그리고 알은 체를 한다. 소년원에서 나와 학교도 그만두고 미용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그 눈물의 의미는 뭔가. 아비의 범죄에 대한 사죄의 뜻인가. 짧지만 불행한 제 삶의 발자취를 더듬어가는 과정에서 솟구치는 눈물인가. 신애는 머리를 자르다 말고 뛰쳐나온다. 치료를 끝내 이제 좀 안정을 되찾나 싶었는데, 왜 하필이면 오늘 유괴범의 딸과 만나게 된 건지 신애는 신이 원망스럽다. 그렇게 영화는 막을 내린다.

누가 누구를 용서한다는 것.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 신의 힘을 빌어 용서해보려 했건만, 이미 신에게 용서를 받아 더 이상 자신의 죄에 대해 괴로워하지 않는 그를 보면서 용서는커녕 더 큰 분노가 쌓이는 아이러니를 어쩌면 좋은가. 신애는 과연 그를 용서했을까.

좋은 영화를 볼 때마다 나는 영화가 얼마나 인간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지, 놀라게 된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역시 관객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당신이라면 그를 용서할 수 있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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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니 핑크 - 할인행사
도리스 되리 감독, 마리아 슈라더 외 출연 / AltoDVD (알토미디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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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대한 환상이 너무 컸던 탓일까. 영화를 보고 나서 허무가 밀려온다. 모두들 칭찬일색인 영화에 왠 딴지? 그런데 이 영화가 만들어진지 10년도 지나서 그런건가. 내겐 왜이리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 걸까.

김용규의 책 <영화관 옆 철학카페>에서도 이 영화에 대한 찬사를 볼 수 있는데, 영화보다 영화평이 더 좋은 것 같았다. 설득력이 부족해 보이는 영화라고 해야하나. 내 보기에는 어딘가 빠질 것 없는 아름다운 여성이 '왜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건가' 하는 의구심에서부터 출발했다.

영화를 볼 때 어떤 장소에서 누구와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 영화는 한참 달리 보여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너무나 큰 기대를 갖고 영화를 본 게 가장 큰 이유다. 적당히 기대했더라면 좋았을 걸..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던 영화여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한번 더 영화를 볼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어떤 기분이 들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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