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쓴소리
문용린 지음 / 갤리온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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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사교육의 열기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중학생은 물론이고 초등학생까지 아이들은 밤늦은 시간이 되도록 방과 후 학습을 하느라 힘이 든다.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나이지만 아이들은 양치기에 몰리는 양처럼, 부모에게 등 떠밀려 사교육의 현장으로 투입된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아이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기에 주저하는 부모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초등학교 3~4학년의 나이에 벌써 특목고를 준비하는가 하면, 유치원생도 영어유치원에 다니는 현실은 얼마나 우리의 교육열이 높은가를 반증해주고 있다. 여기에는 학벌지상주의도 한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일류대 유명학과를 나와야만 밥벌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오늘도 아이들은 학습에 시달린다.

100명의 아이들에게는 100가지 학습법 있고, 100명의 아이들에게는 100가지 재능이 있다. 그럼에도 부모들은 획일된 교육 방법으로 아이들을 재단하고,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때 아이를 닦달한다. 이로 인해 아이들은 상처받고 부모와의 골이 깊어지는 수순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

공부 못하는 것보다 꿈이 없는 게 훨씬 위험하다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을 제 삼자를 통해서 풀려고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과외 선생님과 상의하고 담임 선생님이나 학원 선생님과의 상담도 중요하지만 우선 아이와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조언했다.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것부터 아는 게 순서라고.

아이가 공부를 좀 못한다고 두려워할 이유도 없고, 공부를 좀 잘한다고 우쭐할 이유도 없다. 모름지기 자기가 좋아하는 일로 진로를 선택한 아이들은 무엇을 해도 열정적이다. 그런 열정을 안고 더 높은 경지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분명 부모들이 바라는 것보다 더 크게 성공할 것이다. 열정보다 확실한 성공의 비결은 세상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26쪽)

부모의 역할이란 무엇일까. 아이가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고, 그 아이의 재능이 잘 발현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면 충분하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많은 책을 선물하고,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수학을 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

물론 공부를 잘하면 좋겠지만, 다른 곳에 재능이 있다면 기꺼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바람은 접을 수 있는 것이 좋은 부모의 모습일 것이다.

내 아이에 대해서만큼은 전문가가 되라

나는 부모에게 매번 강조한다. 아이에 대해서만큼은 ‘오타쿠’가 되라고. 오타쿠란 마니아의 수준을 넘어 한 분야에 대해 득도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뜻한다. 부모라면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 오타쿠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자기 아이가 공부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교육 전문가보다 더 잘 알아야 하고, 자기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법에 대해서는 어떤 철학자보다 더 잘 알아야 한다. 철저하게 아이를 안 이후에 성적이든, 성격이든, 생활 태도든 아이의 어떤 변화를 꾀해도 늦지 않다. (149쪽)

'내 아이에 대해서만큼은 전문가가 되라'는 말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라고 에둘러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이와 연애하듯 대화하라는 부분에서 부모들은 느끼는 바가 많을 것 같다. 일방적으로 아이에게 호통을 치지는 않았는지, 훈육을 목적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이 아이에게는 ‘언어폭력’으로 들리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그래서 좋은 부모가 되는 일은 참 어려워 보인다. 아이를 기르며 '희생을 통한 자기 성장을 도모'하는 부모는 현명하고 행복한 사람이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좋은 부모가 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아이의 성장 발달에 맞는 ‘적기교육’을 시켜라

저자는 발달단계에 맞게 적절한 교육을 시켜야 그 효과를 크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영아기(태어나서 한 살까지)에는 그저 스킨십이 최고의 교육이라고 한다. 어떤 교구보다 아이를 한 번 더 안아주는 것이 이시기 최고의 교육이라고.

유아 전기(두 살부터 네 살까지)에는 간단한 미술 교육이 지적 자극으로 이어지는 시기라 할 수 있고, 유아 후기(5~6세)에는 인성 교육을 시작할 때라고. 종이접기나 색칠하기 등의 놀이가 성장 발달을 돕고 피아노, 바이올린, 수영 등의 교육이 정서와 신체 발달에 효과적인 시기라고 했다.

국어, 영어, 수학 등을 가르치려면 아동기(일곱 살부터 열두 살까지), 이 시기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골격이 단단해지는 시기이므로 발레 등의 신체 운동을 해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문용린의 <부모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쓴소리>에는 좋은 내용들이 가득하다. 부모 뿐 아니라 아이를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좋은 지침서다.

우리의 미래가 아이들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파행적인 교육행태를 묵과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아이들이 저마다의 재능을 발현해서 행복한 인생을 설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곧 모두를 위한 길이다.

아이가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만큼, 결국 이 책은 부모들도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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