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주유소
유애숙 지음 / 문이당 / 2005년 12월
품절


나는 말할 수 없는 고통 가운데서도 이별을 준비했다. 사랑은 늘 실체 없이 사라지지만 이번만큼은 추억 속에 영정이라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음에는 이미 조등 하나가 걸려 있었다. 나는 떠나기 전에 그를 보러 갔다. 얼굴만 잠깐 보고 올 작정이었지만 수많은 의문과 망설임 사이에서 그만 아득하게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30쪽

모든 자의적인 이별의 가장 확실한 이유는 어떤 변명에도 권태입니다. 사랑의 유통기간이 마감되었다는 신호지요 사랑은 그때부터 빠르게 변질됩니다. 그러나 미처 대비하지 못한 쪽은 깊은 고통을 겪게 마련입니다. 어던 고통은 존재와 한덩이로 유착되어서 분리가 전혀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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