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시간에 저항한다 시간의 부식을 견뎌내는 기억들 사이로 이런저런 작가들이 융기한다. 팍팍한 가슴 위로 부감되는 존대들, 그들과 그들이 만든 작품들이 하나로 그렇게 불거져 나온다. 내게 작가란 존재는 작품과 분리되지 않는다. 작가으 ㅣ이름은 가물거려도 작품들은 또렷이 내 의식의 한 켠에 불을 밝히고 있다.
어둡고 캄캄한 마음 속에서 하나씩 둘씩 점멸하는 그림들은 내 삶의 등불이자 끊임없이 의식을 벼려주던 것들이다. 그것들은 내 고독을 구원해준다.-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