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
박찬욱, 류승완, 추상미, 신경숙, 노희경 외 지음 / 씨네21북스 / 2005년 7월
구판절판


사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뜨뜻미지근했으며 사랑이 아니라고 하기엔 너무나 진지하고 안타까웠다. 강시의 나는 어른이 되어서 새로운 사랑을 하려면 저렇게 힘이 드는구나 하면서 극장을 나왔었다. 절제와 생략을 이해하기엔 내가 너무 어렸던 것일까?

... 우선 표피적이고 억지로 만들어 낸 아름다움에만 정신 팔린, 어찌 생각하면 미라는 단어를 붙이기조차 민망한 미적 기준과 가치가 팽배해 있는 요즘에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한 여배우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동양과 서양을 제대로 섞어 놓은 드한 오묘한 선을 가진 아누크 에캐는 단발머리를 자주 손으로 넘기며 영화 속 '여'를 잘 소화해내고 있었다. 농익었지만 결코 천박하지 않게 타오르는 불꽃을 엷은 베일에 가리고는 말이다.-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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