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에게 어머니는 영원한 식민지이다. 여성학자인 친구가 했던 뼈있는 농담이다. 딸을 교육시켜 세상에 내보내면 특히 결혼이라도 시키면, 일하는 딸의 애들 거두어주고 궂은 일 뒷감당해주랴, 나이들수로 엄마 일이 더 많아지는 이 땅의 여성은 살아있는 한 발 뻗고 편이 쉴 날이 있겠는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공부하고 일을 가진 딸 세대가 할머니가 되면 좀 달라질까. 심심산골에서 외손자를 돌보는 꼬부랑 할머니가 나오는 <짐으로...>를 보노라니 불현듯 그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