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5년 2월
절판


그를 알고 싶다. 그의 생각과 꿈, 포부와 이상을 모두 알고 싶다. 혼자 있을 때는 어떤 표정을 짓는지, 노래를 부를 때의 목소리는 가는지 혹은 굵은지, 말을 다룰 때는 거친지 다정한지, 어떤 꽃을 좋아하는지, 춤을 출 때에는 손과 발이 어떤 모양으로 움직이는지 속속들이 꿰뚫어 알고 싶다. 그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모든 날들, 지금의 그를 이루고 꾸미는 기억과 추억의 전부를 알고 싶다. 지금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그라는 사람 전부를 화첨처럼 펼쳐 들여다 보고 싶다.-79쪽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머물 수 없다는 사실은 커다란 재앙일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재앙은 사랑의 끝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136쪽

사랑은 그런 때에 온다. 별 것 있겠느냐 빈손을 내보이며 능청을 떨 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며 풀 죽은 시늉을 할 때 삶의 목덜미를 왁살스레 물어뜯으며 사랑이 온다. 아무 때나 어떤 길에서나 복병처럼 느닷없이 나타난다. 그러니까 사랑은 살아가는 한 언제고 온다.-3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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