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 CE - OST + 시나리오집 + 엽서 + 핸드폰줄 + 감독 배우 랜덤 친필싸인 3,000장 한정판
정윤철 감독, 조승우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나는 울기 시작해서 자막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줄기차게 울음이 솟는 바람에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을 앉아 있었다. 북받쳐 쏟아지는 울음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이 땅에 그렇게 태어난 초원이가 너무 가여웠고, 그의 가족들이 너무 애처로웠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감동의 장면들이 영화 곳곳에 숨어 있었는데, 가장 슬펐던 장면 하나를 떠올려 보면, 얼룩말을 좋아하는 초원이는 엄마가 약국에 간 사이 홀로 지하철 역을 배회하다 얼룩 무늬 스커트를 입은 여자를 발견하고는 가까이 가서 무늬를 만져보다 그녀의 애인에게 매를 맞는 장면이다.

그녀의 애인은 처음에는 희롱인 줄 알고, 초원을 제지하였으나 이내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초원이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엄마는 그렇게 한참을 맞고 있는 초원이를 발견하고, 초원을 때리던 청년을 온몸으로 제지하며 만류한다. 그 가운데 초원이는 피를 흘리며 크게 외친다. 몇 번이고 반복해서 절규하는 모습에 나는 그만 가슴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이 슬펐다.

"우리 아이는 장애가 있어요. "
"우리 아이는 장애가 있어요."

평소 엄마가 그 말을 얼마나 많이 했으면, 초원이가 그 말을 듣고 기억했다가 적시적소에서 되뇌일 수 있었을까. 그때 엄마의 마음은 또 어떠했을까.

장애우를 가르치는 친구를 두었음에도 나는 자폐아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었다. 그것은 병이 아니라 장애이기 때문에 치료가 불가능하고, 1000명에 1명 꼴로 나타나며 아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친구가 이야기할 때는 그 친구의 일에 대한 이야기로 그저 그런가보다 무심코 듣고는 잊어버렸는데, 영화를 통해 그들의 일상을 보게 되고 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평소 '마라톤' 에 대한 내 생각은 '경이' 그 자체였다. 등산도 힘든 마당에 하물며 마라톤이라니….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 마라톤. 사람들이 마라톤에 열정을 갖는 것에 대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멋진 일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처럼 힘든 일을 장애를 가진 청년, 초원이가 해내다니 너무 대견했다. 또한 운동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려는 모자의 의지가 눈부셨다.

외국의 통계와 비교해보면 우리 나라에서 태아에게 장애가 발견된 경우, 낳지 않을 확률이 현저히 높다고 한다. 그것은 장애아를 기르는데 필요한 경제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이유도 한몫을 한다고 했다.

그러한 형편이니 국가에서 이들을 제도적으로 교육시키고, 생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마련하여 그들이 겪는 어려움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영화 <말아톤>은 '마라톤'의 세계와 '장애우'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관객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했고, 냉소와 불신이 가득한 세상에 한 줌 따뜻한 빛으로 자리매김 할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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