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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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는 과자를 무척 좋아했다. 달콤한 과자가 밥보다 훨씬 맛있던 게 사실이니까.

그러나 자라면서 점점 그런 것들과는 멀어지게 되었다. 어려서 단 것을 먹을 만큼 먹어 봤고, 과자는 치아에 좋지 않다는 걸 인지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멀어진 것 같다. 거창하게 순간의 쾌락으로부터 소중한 치아를 지키겠다는 결의까지는 아니더라도 더이상 과자는 나에게 매혹적이지 않았다.

"인슐린이 지치면 무서운 병에 걸린단다"

"우리 몸 안에는 신기한 물질이 있단다. 과학자들은 그걸 인슐린이라고 부르지. 너, 호르몬이라고 들어봤니? 호르몬이란 우리 몸 안에서 저절로 만들어지는 물질이지. 우리가 공부를 하거나 활동을 할 때 꼭 필요한 물질이란다. 인슐린도 이러한 호르몬의 하나지.

그런데 이 인슐린은 설탕을 싫어한단다. 우리 몸 안에 설탕이 들어오면 그것을 치워버리려고 하지. 만일 설탕이 한꺼번에 많이 들어오면 어떻게 되겠어. 인슐린이 그걸 치우느라 무진 애를 쓰겠지.

그래서 이런 일이 자주 생기면 인슐린이 그만 지쳐버린단다.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은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지만 참을성이 없는 게 문제야. 인슐린이 지쳐버리면 결국 아까 얘기한 무서운 병에 걸리게 되는 거다. 원래 단 것을 많이 먹는 사람은 이가 금방 썩지. 하지만 이가 썩는 건 문제도 아니란다." - 본문 중에서

저자가 아들에게 냉장고 속에 있는 것들을 치워 버린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인슐린에 대한 이야기를 보게 되자 고교시절 반 친구 가운데 소아 당뇨를 앓던 친구가 떠올랐다.

친구는 병원에 가느라 정기적으로 조퇴를 해야 했다. 혈당을 재는 기구를 가지고 다녀서 구경해 본 적도 있었는데, 친구는 식사를 할 때 많은 양을 먹지 못했다. 아마도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그랬나 보다. 공부만 하기에도 빠듯한 시간, 병원에 다녀야 하는 친구가 안쓰러웠던 기억이 난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함 유혹>은 제과 회사에 몸담았던 저자가 가공 식품이 얼마나 해로운지 몇 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짚어주고 있다.

막연하게 가공 식품에는 각종 첨가물이 들어가 있어 해롭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왜 어떻게 해로운지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하기에 먹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따지면 먹을 것이 하나도 없겠다는 볼멘소리를 들을 만도 하지만, 어쨌든 가공식품의 해악은 놀라웠다.

같은 재료라도 조리하는 방법에 따라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는 식품이 있고, 천천히 혈당을 올리는 게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찐 옥수수와 팝콘을 들 수 있을 텐데, 물론 후자가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식품에 속한다.

또한 '아질산나트륨'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물질이 들어있는 햄과 소시지는 가장 위험한 가공식품이라고 한다. 아질산나트륨을 넣어야 먹음직한 색깔이 잘 나오고 맛을 부드럽게 하며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여 보관성을 좋게 한다는 거다.

웰빙을 외치는 책들... 이번엔 잊지 맙시다

한 친구는 일 주일에 5일은 저녁 식사 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야식으로 라면을 끓여 동생과 나눠먹는다고 했다. 원래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라 살 찔 걱정은 않는 친구이기에 허기를 달래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아서 간편하게 라면을 먹고 잔다는 것이었다.

"해로운 라면을 그렇게 매일 먹어도 되냐"는 나의 물음에 친구는 답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피부도 안 좋고, 소화도 잘 안 되는 것 같아."

패스트푸드가 성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밤잠을 줄여가며 바쁘게 생활을 해야 하는 현대인에게 요리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간편하고, 손쉽게 요리를 하거나 조리된 음식을 사먹게 되는 것이다.

이해하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지만 그렇게 바쁜 생활을 하다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면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와 놀라는 경우와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웰빙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렵지 않게 <잘먹고 잘사는 법> <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과 같은 책을 볼 수 있다. 이런 책이 끊임없이 출간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자꾸 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자꾸 잊어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은 우리의 망각에 일침을 놓는 책이었다. 자주 잊는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알 기회를 제공하는 이 책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읽어야 할 필독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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