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5
이권우 지음 / 그린비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에게나 좋아하는 일이 한 가지쯤은 있기 마련이다. 그 일을 해서 재미있고 보람 있으면 반복해서 하게 된다. 많은 일 가운데 나는 책읽기를 좋아한다. 한눈에 반해 버린 옷이나 구두, 가방은 소유하기 전까지만 희망의 대상이지 소유하고 나면, 그 매력은 급격히 반감되어버린다.

 

그에 비해 책은 읽기 전까지 설렘은 물론이고, 읽고 나서는 기쁨이 배가되어 물질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행복을 충만하게 안겨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 게 아닐까.

 

이권우의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으면 되는지 두 개의 큰 주제로 나눠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미 달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에게는 비슷한 경험을 되짚어보며 다양한 학자들의 견해를 들어보는 기회를 가져다 줄 테고, 책읽기에 막 재미를 붙이려는 이들에게는 책읽기의 수많은 장점과 만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책읽기는 기본적으로 혁명이다. 지금 이곳의 삶에 만족한다면 새로운 것을 꿈꿀 리 없다. 꿈꿀 권리를 외치지 않는 자가 책을 읽을 리 없다. 나를 바꾸려 책을 읽는다. 애벌레에서 탈피해 나비가 되려 책을 읽는다. 세상을 바꾸려 책을 읽는다. 우리의 삶을 억압하는 체제를 부수고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려 책을 읽는다. 그러하길래 책읽기는 불온한 것이다.

 

지배적인 것, 압도적인 것, 유일한 것, 의심받지 않는 것을 희롱하고, 조롱하고, 딴죽 걸고, 똥침  놓은 것이다. 변신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 다른 세상을 상상하고픈가. 그렇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 보라, 혁명전선에 뛰어든 체 게바라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지 않은가." (76쪽)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인간은 변화를 꿈꾸는 인간이다. 아무리 잘났어도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잘났으면 잘난 대로 못났으면 못난 대로 자신을 뛰어넘으려 노력해야 한다. 바로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인간을 우리는 흔히 '매력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는가. 외모를 모델처럼 꾸민다고 해도 현란한 외모가 주는 인상은 잠시뿐이다. 그 사람을 규정하는 것은 외모가 아니라 철학이다. 자신을 뛰어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책읽기다.

 

그러면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저자는 좋은 책을 고르는 비법을 알려준다. 먼저 책의 표지에 실려 있는 글귀와 작가 소개란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책의 주제와 강조점이 요령껏 정리되어 있으니 지금 나에게 필요한 책인지 눈치 채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판단이 서지 않으면 목차를 읽어보고, 그래도 미심 적으면 서문을 보면 된다고 한다.

 

'서문이란 본디 책을 쓰게 된 동기, 책에서 문제 삼고자 한 주제의식, 그것을 풀어 나가기 위해 부여잡았던 고민거리들을 함축적으로 풀어놓는 마당’이므로 대략 무슨 내용인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책을 골라내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으며 이런 능동성이 쌓이다 보면 전문가 수준에 이르는 것'이라고 저자는 조언했다.

 

책 많이 읽는 친구를 사귀어 그때그때 좋은 책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신문의 북섹션을 활용하는 것도 좋으며, 서평 블로거를 추천하기도 했다.

 

그렇게 고른 책을 저자는 깊이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권의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면 '독서의 후폭풍'이라 할 만한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즉 그 책을 읽은 것에 그치지 않고 같은 주제를 다룬 책이 읽고 싶어지거나,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을 말한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읽기가 바로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눈높이에만 맞는 책을 읽다보면 제자리에 머물고 만다며 조금 더 어려운 책에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어려운 책일수록 천천히 되새김질하는 소처럼 한 번 읽어 안 되면 다시 읽는 우직함도 필요하다'고 했다. 기실 성장하려면 고통과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흔히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하는데, 자신이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말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지금 보다 더 나은 자신을 발견하고 싶다면 책을 읽자. 투자한 만큼 배반하지 않고, 행복의 지름길로 우리를 이끌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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