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정원 - 전2권 세트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영화를 보고나서 책을 읽었다. 영화의 여운으로 말미암아 소설도 단숨에 읽을 수 있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아름다웠던 영화 속 풍경들이 펼쳐지곤 했다. 한윤희를 떠올리면 염정아가 생각나고, 오현우를 떠올리면 지진희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나간 80년대롤 온몸으로 맞서온 치열함에 소름이 돋았다. 그때도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 수는 없었을 텐데. 두 주인공은 시대의 희생량이었다. 평범하게 시골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도 있었을 텐데. 그랬다면 더 행복한 생을 마감할 수 있었을 텐데.

오랜 세월동안 차가운 감옥 바닥에서 한 선생을 그토록 그리워했지만 오현우는 출옥해서도 윤희를 볼 수 없었다. 윤희가 먼저 세상을 떠난 까닭이다. 그래도 그들에게는 사랑스런 딸 은결이 있다.

은결이 마저 없었다면 오랜 세월 동안 윤희는 견디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은결이 바로 그들이 사랑했었다는 증거다. 현우에게 은결이 마저 없었더라면 얼마나 허망했을까. 그나마 정말 다행이었다. 제대로 꽃피워 보지도 못하고 져버린 꽃 같은 그들의 사랑에 가슴이 메어 온다.

군부독재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치는 동시에 아름다운 사랑도 녹아 있는 소설, 오래된 정원은 영화와 소설 모두 멋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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